인물열전

김태희는 전지현을 따라해선 안된다!

朱雀 2009. 7. 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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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 CF만으로 연명(?)하는 듯한 인상의 여배우. 좀 심하게 표현했지만 이것이 오늘날 대다수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김태희의 이미지다.

김태희가 시청자들에게 각인됙 작품은 <천국의 계단>이었다. ‘실장님’을 외쳐대는 혀 짧은 최지우보다 훨씬 예쁜 미모임에도 왜 권상우가 그녀보다 극중 최지우를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악녀’로 각인된 김태희는 비록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워낙 강렬한 이미지와 뛰어난 미모로 각광을 받았다. 거기에 더해 서울대 재학중이던 그녀의 학력은 프리미엄을 더해주었다.

이후 그녀는 마치 <미스터 Q>에서 출세한 송윤아처럼 이후 조연인 악역에서 벗어나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만 맡아왔다. 물론 그녀가 그런 자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7년작 <싸움>에선 설경구와 치열한 사랑싸움을 펼치는 아내로 등장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흥행에서 참패를 맛보고 말았다. 관객들은 짜증과 화만 내는 그녀의 캐릭터에 동감하지 못한 탓이었다.

돌이켜보면 김태희의 연기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녀의 시선과 표정처리는 어설프기 그지없고, 발성은 엉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희가 CF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내며 각종 광고를 싹쓸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신비주의적 전략이 주효했다. 더불어 그녀의 예쁜 얼굴을 최대한 클로즈업해 시청자들에게 어필 했다.

어떤 이들은 광고를 통해 대중과 만나는 것도 ‘연기력의 증가’를 가져오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그러나 광고는 불과 1분도 안되는 시간에 특정 배우의 매력을 끌어내는 작업이다. 따라서 일반인이 광고를 해도 노련한 감독이라면 충분히 배우의 매력을 끌어낼 수 있다. 물론 출연 배우가 노련하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겠지만, 30초의 미학을 지닌 광고에서 특정인물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태희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최근 더 이상 추락할 데가 보이지 않는 전지현과 매우 흡사하다. TV드라마로 인기를 끈 그녀는 연거푸 주연을 맡아 영화에 출연했지만 모두 참패했다. 그리고 나선 이후 TV에 거의 모습을 비취지 않고 CF에만 매진하고 있다. TV를 틀면 나오는 김태희의 수 많은 CF에 대중은 이제 슬슬 염증을 느끼고 있다.

물론 김남주처럼 오랫동안 연기를 하지 않다 등장해도 <내조의 여왕>으로 아줌마인 자신의 이미지를 확대재생산해서 좋은 사례를 남긴 경우도 있다. 그러나 김태희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직 거품이 빠지지 않은 상태인 것 같다.

올 9월 방영예정인 대작 <아이리스>에 그녀는 이병헌과 함께 출연할 예정이며, 이 작품은 TV드라마와 영화로 동시제작중인 걸로 알려져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정확한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첩보 스릴러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사례는 여태까지 없었다. 별로 이런 작품을 연출해보지 않은 탓인지 아직 어설픈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양윤호 감독의 이전 연출작을 봤을 때 별로 희망적이지 못하다. 그의 신작은 세련된 할리우드 작품이 눈에 익은 우리 관객에게 통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납득하기 어려운 전개, 쓸데없이 반복되는 점프컷 등이 양윤호 감독에 대해 남아있는 안 좋은 이미지다.

김태희의 연기력은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다. 그녀의 연기는 뛰어난 미모와 엄청난 인지도에 비해 엄청나게 딸린다. 따라서 그녀는 오래가고 싶다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다면 전지현과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대작에만 출연하고 엄청난 CF로 돈벌이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각종 작품에 출연하고 차분히 연기력을 쌓아야만 한다. 지금처럼 신비하고 아름답고 도도하고 대작에만 목을 맨다면 대중과 더더욱 괴리될 뿐이다.

그녀가 걷고 있는 그 길은 이미 고소영과 전지현등이 걸었던 길이다. 특히 그녀와 비슷한 나이대의 전지현은 아직 30살도 되지 않았지만, 사장된 배우가 되어가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이후 발전 없는 연기력, ‘할리우드 진출’이란 애국심 고취와 대책 없는 부풀리기는 대중의 외면을 받기에 충분한 조건을 제공했다.

김태희는 진정 전지현처럼 되고 싶은가? 당장은(어쩌면 꽤 오랫동안) CF에서 꽤 많은 돈을 벌면서 대작에만 출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공허한 울림에 불과하다. 아무도 당신을 배우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배우는 연기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 연기자의 기본이다. 김태희에게 연기력을 요구하는 이는 없다. 당연하다! 그녀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에 모두가 기대를 예전에 포기한 탓이다.

김태희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이용해야 한다. 대작에만 출연할 게 아니라 악녀로 푼수녀로, 씨트콤이나 연극 혹은 뮤지컬 등 자신의 연기력을 다질 수 있는 곳들을 어디든 찾아가야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배우’라는 허상에서 스스로 뛰쳐나와야 한다. 오직 그 길만이 김태희가 진정한 여배우가 되는 길이다. 지금처럼 기획사에 이끌려 자신의 형편 없는 연기력은 인정 하지 못한 채, 명성에만 급급하고 대작에만 목을 맨다면 그녀에게 배우로서의 명성은 절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녀를 CF를 다작하며 돈만 벌어간 미녀스타쯤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마치 전지현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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