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승승장구’를 보며 눈살이 찌푸려진 이유

朱雀 2010. 4. 7. 06:30
728x90
반응형



 

어제 방송된 <승승장구>에는 <추노>로 인기스타로 떠오른 장혁이 출연했다. 당연하겠지만, 장혁이 <승승장구>에 출연한 것은 게스트가 스타일수록 시청률이 뛰는 구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강심장>엔 강호동-이승기 외에 무려 20여명의 특급게스트들이 있다. 따라서 한명의 게스트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 <승승장구>의 입장에선 되도록 유명하거나 최근 각광받는 스타를 불러올 수 밖에 없다. 장혁은 잘 알려져 있지만, 진지한 사내다. 그러나 그는 몹시 사려심이 깊은 인물이다.

 

배우로서 자신이 앞으로도 존재하기 위해서는 팬들이 있어야 한다고 여기고, 아낌없이 팬서비스를 할 정도로 친절한 이이다. 그런 인물을 앞에놓고 김승우를 비롯한 진행자들이 복근을 보여달라고 할때는 ‘난감했겠다’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결국 장혁은 김승우를 비롯한 엠씨들의 성화에 못이겨 복근을 공개할 수 밖에 없었고, 화면은 마치 후광이 나는 듯한 처리를 해서 이맛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뭐 복근 공개야 요즘 대세니 그렇다고 치자. 필자가 보는 내내 눈에 거슬렸던 것은 너무나 장혁을 ‘띄워주는 분위기’였다. 최근 <무릎팍 도사>가 많은 약점을 보이기 했지만, 사람을 불러놓고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쓴다.

 

시청자들이 토크쇼를 보고 공감하는 것은 결국 ‘그도 사람이고, 나와 같은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는구나’라는 곳에서 시작된다. 어제 <승승장구>는 그런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러나 <승승장구>는 <추노>의 인기를 가져와 자신들의 시청률로 이끄려는 의도를 너무나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몰래온 손님으론 <추노>의 이다해와 곽정환 PD 그리고 데니 안이 출연했다.

 

<승승장구>의 문제점은 이미 <추노> 방영전에 <해피투게더>등에 출연해 많은 이야기를 한 장혁을 다시 불러오는 바람에 ‘신선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당연하지만 장혁은 연기자지, 예능인이 아니다. 따라서 그는 예능과 토크쇼와 나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절권도를 배운 이야기나, <추노> 촬영을 위해 <300>의 복근을 만들었다는 에피소드등은 이미 여러번 들어 식상했고, 이번 <승승장구>에선 반복된 이야기가 50%정도 되었다.

 

물론 그렇다해도 곽정환 연출과 이다해 등이 출연해 우리가 모르는 장혁의 다른 모습을 진술하고, 데니 안이 출연해 신인시절의 어려움을 회고하는 장면등은 인상이 깊었다.

 

그러나 어제 <승승장구>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초반에는 무례했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만들어서 식상했다. 그리고 너무 장혁을 띄우고자 애쓴 나머지 오히려 반감을 느끼게 할 지경이었다. 장혁이 무슨 이야기만 하면 여자 게스트들이 너무 심하게 공감을 형성하고 지지를 보여,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을 오히려 방해하고 말았다.

 

장혁이 평상시대로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임했다면, <승승장구> 제작진과 엠씨들은 너무 의욕이 넘친 나머지 오히려 식상하고 평범하게 만들어버렸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잘 안다! <승승장구>는 현재 <강심장>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좀더 자극적이고 좀더 기발한 이야기등을 다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시청률 상승으로 이끌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자극적’인 방송이 아니라, 공감대가 형성되는 방송이다. 시청자들이 처음에 <승승장구>에 호감을 표시한 것은 <강심장>과 차별되는 ‘착한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그 강점을 강화하고, 부족한 ‘재미’를 보완하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강심장>의 강점이자 약점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