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모든 여성이 꿈꾸는 남자, 이민호

朱雀 2010. 4. 16. 07:00
728x90
반응형



 

<개인의 취향> 6화를 보면서 왜 여성들이 ‘게이’ 남자친구를 꿈꾸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개인(손예진)에게 남자나 여자나 모두 뒤통수를 치는 존재들이다. 열렬히 사랑했던 한창렬은 10년지기 친구인 인희와 결혼식을 올리려 했다. 믿었던 친구 원호는 개인의 집을 담보로 사채를 빌려쓰고는 도망쳤다.

그런 개인에게 친구들이란 모두 믿을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허나 개인은 그 어떤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든 낙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원호가 사기를 쳤는데도 양푼에 밥을 비벼 먹고, 원호를 찾기 위해 집까지 찾아갔다가 딱한 사정을 알고는 자신이 그 빚을 모두 진다.

뻔히 상처 받을 것을 알면서도 옛 애인을 만나러 나가고, 거기서 상처받는 이야기를 듣고도 오히려 자신의 ‘변화’의 기회로 삼는다. <개인의 취향>은 드라마보다는 영화로 나오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리 게이로 오해하고 있다지만, 옛 애인이 자신과 ‘동침’해주지 않아 버렸다는 말을 듣고는 진호(이민호)에게 그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나 성적인 은유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박개인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파티에 간다. 그곳에서 개인은 진호와의 사이를 오해받아 물벼락까지 맞고 만다.

그리고, 진호의 매력적인 행동이 펼쳐진다. 개인은 화장실에 갔다가 자신이 생리를 시작했음을 알게 되고, 진호에게 SOS를 친다. 덕분에 진호는 팔자에 없는 ‘생리대’를 사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게 된다. 진호를 처음 본 여고생들이 외치지만, 그의 외모는 여성이라면 반할 만큼 매우 매력적이다.

 

그뿐인가? 그녀들이 말한 것처럼 애인을 위해 기꺼이 생리대까지 사다가 바치지 않는가? 개인은 생리통이 심해 괴로워하자, 결국 투덜거리면서도 진호는 본가까지 차를 운전하고 가서 약을 구해온다. 그리곤 원치 않았지만 개인의 부탁으로 배를 쓸어주다가 그만 두 번째 동침을 하게 된다.

여자에게 게이 친구란 무엇일까?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상상속의 존재일 것이다. 게이는 성별은 남자인 탓에 적당히 남성스러운 매력이 넘쳐흐를 수 있다. 그래서 여성이라면 힘들어 할 수 없는 일도 하고, 적당히 남녀관계에 훈수를 둘 수 있다.

즉, 게이 남친을 통해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극중 이민호는 가짜 게이다! 이건 정말 중요한 키포인트다! 마치 못난 개구리가 공주의 키스에 멋진 왕자가 된 것처럼, 이민호는 언젠가 정체를 밝힐 것이고 그렇다면 이 편하고 매력적인 남자는, 그동안 게이로 오해해서 사귈 수 없었던 이상적인 친구와 이젠 사귀고 더욱 성공적이라면 결혼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건 현대판 동화다! <개인의 취향>에 나오는 이민호는 모든 여성의 이상형이다! 그는 겉으로는 툴툴거리지만, 아파하는 친구를 위해 기꺼이 인터넷 검색을 하고, 한밤중에 어딘가를 멀리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힘들고 외로울 때면 곁에서 지켜주고, 한없이 따뜻한 마음과 몸으로 위로를 해준다. 게다가 외모까지 준수한 이 사람은 건축가로서 능력이 철철 넘친다. 게다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억울하게 여윈 이민호에겐 슬픔이 한자락 드리워져, 여성의 모성을 자극한다.

 

<꽃남>의 이민호가 적당히 반항적이고, 적당히 매력적이었다면, <개인의 취향>은 거기서 몇 발자국 더 나아갔다. 이민호가 ‘게이’라는 다소 불명예스런 오해를 받을 수 있음에도, <개인의 취향>에 나선 것은 그것이 여성의 꿈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6화 마지막에 손예진과 이민호의 키스신은 공주와 개구리의 키스와 비교할만하다. 이제 이민호는 게이가 아니라 남자로 변신했으니 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