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왕지혜와 문근영은 닮은 꼴?

朱雀 2010. 4.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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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에서 왕지혜가 연기하는 인희를 보며 <신데렐라 언니>의 문근영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인희는 한창렬(김지석)과 결혼식을 올리기 전까지 무려 10년 동안 개인(손예진)과 함께 살았다. 그런 믿었던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긴 만큼 개인의 충격은 컸다.

5화에선 왜 인희가 절친인 개인의 애인을 뺐었는지 이유가 밝혀졌다. 인희는 호감이 가는 진호(이민호)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자신의 사연을 늘어놓았다. 10년전 부모를 잃고 시름에 빠져있는 그녀를 친구인 개인이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서 어딜가나 졸졸 따라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항상 무엇이든지 나눠쓰는 자신의 처지가 화가 났었다고.

 

그래서 나눠쓰는 게 아니라 한번쯤은 ‘뺐고’ 싶었노라고. 뭔가 <신데렐라 언니>의 문근영을 떠올리게 하지 않는가? <신데렐라 언니>의 문근영은 어머니 이미숙을 따라 들어온 집에서 여태까지 내내 사랑만 받아오던 공주 서우를 만나게 된다.

처음 보는 자신에게 너무나 잘해주는 그녀를 보며 문근영은 알 수 없는 피해의식에 시달리게 된다. 늘 누군가에게 구박받고 뺐기고 도망치는 삶을 살던 그에게 정반대의 인물의 등장은 혼란스럽고 도무지 적응안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착함’을 믿지 못했다. 결국 인간은 모두 ‘욕심쟁이’이며, 자신의 추악함 만큼 그런 모습을 상대방에게서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개인의 취향>에서 왕지혜가 연기하는 인희 역시 비슷하다. 그녀는 부자 친척을 두고도 무슨 까닭인지 개인에게 얹혀 살았다. 그녀는 개인을 증오하는 마음이 있음에도 10년이나 얹혀 살았던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컸다.

 

아쉬운 것은 왕지혜의 연기력이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문근영이 연기는 뭐라 나무랄 구석이 없다. 그녀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그녀의 슬픔이 투영될 지경이다.

 

헌데 왕지혜는 뭔가 어색하다! 데뷔 8년차인 그녀를 필자가 관심있게 본 작품은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서 였다. 영화 <친구>에서 유오성과 장동건이 모두 사랑했던 여성을 연기한 왕지혜는 처음 보는 인물답지 않게 꽤 노련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준비된 배우’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비록 드라마는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켜 세우지 못했지만, 다음 작품에선 그녀의 매력이 드러날거라 여겼다,

그런데 <개인의 취향>에서 다시금 그녀를 보게 되었다. 헌데 팜므파탈로 보기에도 악녀로 보기에도 2% 부족하다. 왕지혜가 연기하는 인희는 일에 있어서 똑 부러지고, 친구 개인에 대해 애정과 질투가 묘하게 섞여있는 독특한 인물이다.

개인의 애인인 한창렬을 비뚤어진 마음으로 유혹해서 뺐곤, 이내 흥미가 떨어져 이별을 통보한다. 그리곤 개인의 집에 들어온 진호(이민호)를 보고는 호감이 가서 ‘게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접근하는 그런 여성이다. 그런데 왕지혜의 연기에는 그런 다양한 감정이 녹아들어야 하는 인희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지 않다. <개인의 취향>을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주요인물들이 뭔가 ‘어색하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분명 나름 재미있고, 매력있는 드라마지만 이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그 2%만 채운다면 꽤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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