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비가 ‘승승장구’에 출연한 이유

朱雀 2010. 4. 14. 07:00
728x90
반응형



 

어제 <승승장구>에는 월드스타 비가 출현했다. 1년반만에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온 자신을 홍보하기 위함이었다. 비는 단돈 몇백원이 없어서 굶고 지내고, 씻을 수가 없어 피부병이 걸렸던 연습생 시절, <닌자어쌔신>을 찍기 위해 8개월간 미국에서 고생하며 너무 힘든 나머지 ‘자살충동’을 잠시 느낀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늘어놓았다.

덕분에 시청자는 무대위에서 빛나는 손이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비’가 아니라 인간 정지훈에 대해 다시금 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비는 <승승장구>에 출연했을까? 우선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강심장>은 월드스타 비가 출연하기엔 몇 가지 난점이 있다.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온 비는 오롯이 방송시간 내내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프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강심장>은 게스트만 무려 20여명이 나오는 프로다. 아무리 비에게 초점이 맞춰진다해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맞춰진데도 다른 게스트들이 들러리가 되어 비난을 사기 쉽다. 따라서 <강심장>은 나중엔 몰라도 일단 첫 번째론 적절치 않다.

그렇다면 <무릎팍>은? 일단 비는 2008년 10월에 <무릎팍>에 출연한 적이 있다. 물론 약 2년 정도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한번 나간 프로에 다시 나가는 것은 ‘신선도’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승승장구>는 가수이자 연기자 정지훈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김승우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다!

 

따라서 일단 의리상 비는 <승승장구>에 출연할 수 밖에 없다. 동시간대에 <강심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비의 출연은 김승우에게 의리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승승장구>는 ‘착한 토크쇼’다! 물론 김승우가 총대를 메고 몇 명의 여자친구를 사귀었는지, 얼마나 재산을 모았는지 등 다소 불편한 질문을 던지긴 했다. 또한 김성수와 김태우 등이 나와 비의 단점을 파헤치긴 했지만, 결국 비의 칭찬으로 마무리 짓고 말았다.

 

<승승장구>는 분명 이전의 <박중훈 쇼>를 반면교사로 삼아, 나름 파격적이고 센 질문을 던지긴 한다. 또한 <강심장>을 의식해서 출연자에게 다소 무례하거나 꺼려지는 요구를 한다. 그러나 <승승장구>는 기본적으로 출연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출연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데 애쓴다.

<승승장구>를 봤다면, 비도 예쁜 여자 앞에선 내숭을 떨고, 청순섹시한 여성이 이상형이란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또한 승부욕이 강해 씨름선수들과 씨름을 하면서도 이를 악물고 하는 그의 독한 면(?)을 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탈하고 장난을 잘 치며, 한 여성에게 너무나 사랑스러운 남자가 되고 싶은 그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지만 그 시간동안 남 모르는 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했던 인간적인 그의 면모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스타 비가 아니라 인간 정지훈을 다시 보게 된 방송. 멀리 있는 스타가 아니라 바로 근처에 있는 비를 느끼게 한 <승승장구>. 그것이 비가 <승승장구>를 컴백 후 첫 예능 출연 프로로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