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아이리스’는 제 2의 한류붐을 일으킬까?

朱雀 2010. 4. 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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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니 온통 <아이리스> 일본 TBS 첫방 시청률 10.1%를 놓고 ‘좋은 출발’가 일색이었다. 뉴스에 따르면 일본 드라마는 보통 5-6%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면 ‘꽤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유는 조금 다르다! <아이리스>는 일본에서 분명 히트를 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 <아이리스>는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을 표방하고 있다. 이는 아직 일본에서조차 성공하지 못한 장르다. 일본에선 영화와 드라마를 통털어 몇 번 시도했지만 결코 성공적인 결과를 얻진 못했다.

 

거기에는 ‘작은 스케일의 이야기에는 능하지만, 큰 스케일의 이야기에는 약한’ 일본의 문화도 한몫했다고 본다. 물론 이는 진리가 아니고, 앞으로 깨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허나 아직까지 <아이리스>를 능가하는 대작 첩보 액션은 일본은 물론 아시아에서 한번도 제대로 나온 적이 없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몇 개국을 빼놓고는 매우 드문 성공작이다. 두 번째는 살아 숨쉬는 캐릭터다! 이병헌이 연기한 김현준, 김소연이 열연한 여전사 김선화, 폭풍간지란 별명을 얻은 김승우 등등.

 

<아이리스>에는 각자의 개성을 흠뻑 묻어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NSS 부국장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을 멋지게 소화해는 김영철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출연배우들은 마치 정말 실존인물인 것처럼 멋들어지게 연기해냈다. 따라서 대작 첩보 액션의 경우 너무 화려한 볼거리와 큰 스케일에 짓눌려 개개의 캐릭터가 죽는 잘못을 범하지 않았다.

<아이리스>는 분명 화려한 볼거리와 큰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동시에 각 개개인의 소소한 이야기도 존재한다. 초반에 현준과 사우가 특임대에서 펼치는 우정이야기와 승희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이야기 등은 국내 대작 드라마들이 스케일에 치중하다가, 놓친 각 캐릭터의 소소한 일상과 우정과 사랑등을 놓치고 않고 나름 세부묘사에 성공했다.

결정적으로 <아이리스>는 메인 스토리인 이병헌-김태희의 애절한 사랑이 있다. 현준은 백산 부국장의 음모에 의해 끝없는 도주를 하면서도, 그녀와 재회할 그날 만을 꿈꾼다. 연인인 최승희 역시 그를 돕기 위해 애쓰고, 여기엔 북측 요원인 김선화가 끼어들고, 사우 역시 승희를 향한 끝없는 사랑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이리스>는 또한 일본 아키타현이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는 드라마를 보는 일본 시청자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해도, 자신과 접점을 찾기 어려우면 ‘히트’를 치기 어렵다. 그런데 <아이리스>는 애시당초 일본을 비롯한 외국수출을 노리고 만든 탓에 해외 로케이션 준비에 1년을 소비할 만큼 치밀한 준비를 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병헌이 아키타현에서 김태희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나중에 김소연등과 만나 소중한 추억을 쌓게 된다. 그뿐인가? 일본 배우인 유민과 미야마 카렌등이 등장해 극에서 꽤 중요한 상황을 책임짐으로써 일본인들은 다른 외국 드라마에 비해 더 쉽게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지니게 되었다. -미드 <로스트>가 국내에서 좀더 호평을 이끌어낸 데는 한국인으로 김윤진이 등장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던 이유임을 떠올려보면 쉬울 듯 싶다.

마지막으로 <아이리스>는 일어더빙을 전문성우가 맡아서 함으로써, 김태희를 비롯한 몇몇 배우의 ‘어색한 연기’가 덮어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게 되었다. 물론 이병헌-김소연-김승우 등의 열연이 원어대로 소통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전문 성우가 투입된 만큼 오히려 일본 시청자의 입장에선 몰입하기 쉬워진 장점도 있다.

 

결론적으로 <아이리스>는 일본시청자의 감수성을 자극한 ‘애절한 사랑이야기’와 눈과 귀를 자극하는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 그리고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익숙한 일본 배우들의 출연등으로 ‘성공’은 어느 정도 예약되었다고 본다. 문제는 시청률이 과연 몇%가 나올까 인데, 개인적으로 20% 이상은 무난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부디 <아이리스>가 일본에서도 히트를 쳐서, 새로운 한류붐을 일으키는 첨병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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