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예능이 아니라 다큐가 되어버린 ‘승승장구’의 소시편

朱雀 2010. 4. 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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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승승장구>에 출연한다는 이유로 즐겁게 채널을 돌렸다. 그리고 의외로 센 김승우의 질문에 다소 놀라고 말았다. ‘김승우의 시선’이란 제목을 통해 김승우는 소녀시대에게 듣기에 따라선 상당히 거북한 질문을 던졌다.

 

‘소녀시대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 ‘소녀시대는 오래갈 수 있을까?’ ‘9명이 다 친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질문들을 던졌다. 얼핏 들으면 무례하기까지 한 질문들이지만, 동시에 이제 최고 인기를 끄는 걸그룹 소녀시대로선 피하기 어려운 질문일 수 밖에 없다.

 

소녀시대는 이제 단순히 걸그룹의 선두주자 정도가 아니라 ‘국민스타’내지 ‘국민걸그룹’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시청자가 보낸 질문에도 나오지만, 그녀들은 1년중에 TV나 라디오에 나오지 않는 날을 더 세는 게 빠를 정도로 많은 방송량을 소화하고 있다.

 

따라서 그녀들은 ‘솔직한 모습’외엔 다른 면은 거의 예능을 비롯한 다른 방송에서 이미 보여졌다. 따라서 진심을 담은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 새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방법이라 여겨진다.

 

그런면에서 소시의 이번 <승승장구> 출연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여겨진다. 소시는 ‘민낯서열순위’‘야망서열순위’라는 코너를 통해 대중의 (어떻게 보면 저열한 관심사)를 충족시켜줬다. 거기서 서현은 자신이 ‘제일 화장을 안해서 예쁘다’는 식으로 장점을 부각시키고, 4차원 정신 순위에서는 다들 9위로 우루루 가는 모습들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된다. 야망 순위에선 예상대로 서현이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공부를 하며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식으로 꿈을 이야기하고, 역으로 윤아와 제시카는 ‘큰 목표가 없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밝혀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와 ‘공통점’을 찾게 만든다.

 

또한 김승우의 다소 무례하고 불편한 질문은 ‘인간 소시’를 더욱 부각 시켰다. 승우의 질문에 태연은 시원시원하게 ‘그렇게 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소시는 귀엽고 깜찍한 모습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고, 자신있다’고 밝힌다.

 

또한 ‘티파니 왕따설’을 통해 오히려 티파니보다 그런 루머로 인해 가족이 상처받는 인터넷 문화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끔 한다. 7년이나 연습생 기간을 거쳐 효도하고 싶다는 수영의 고백이나, 동생 서현의 바른 자세가 불편해 일부러 더욱 늦게 귀가했다는 티파니의 고백을 통해 우린 스타가 아닌 인간 소녀시대 9명과 조우하게 되었다.

 

깜짝손님으로 나온 왕년의 전설 핑클의 옥주현의 말을 통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녀의 마음을 대신 엿듣게 된다. 꿈 많은 20대를 바쁜 스케줄로 보내는 그녀들의 다른 생활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그녀들은 물론 스타로서 남들이 누릴 수 없는 것을 누린다. 대신 그녀들은 평범한 다른 소녀들이 지낼 시간과 다른 행복들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우린 그런 것들을 무시하지만, 그녀들에겐 그것 역시 어떤 의미에선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동시에 안타까운 무언가’가 될 수 밖에 없다.

 

우린 <승승장구>의 소시편을 보면서, 저 하늘의 별이 아닌 우리와 똑같이 땅에 두 발을 디디고 갖은 스트레스와 도전을 감당하고 있는 그녀들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들의 꿈과 희망과 좌절과 슬픔. 그 모든 것들을 총집편해서 보여준 <승승장구>였다고 감히 평하고 싶은 방송이었다. 제목 그대로 예능이 아니라 소시의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된 다큐같은 토크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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