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윤지민의 나이논란이 씁쓸한 이유

朱雀 2010. 8. 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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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윤지민은 때아닌 ‘나이논란’을 겪어야 했다. 이는 지난주 그녀가 출연한 <해피투게더>에서 나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네티즌 수사대들의 집요한 추적(?) 끝에 1977년생임을 인정하고, 지금은 이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단계로 바뀌고 있다.

 

윤지민의 최신 보도를 보면, ‘모델로 활동하던 당시 관례상 적게 표기한 나이를 그대로 썼다’고 되어 있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우리사회에선 한 살이라도 어린 것이 연예인의 생명력을 단 1년 이라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요샌 여배우도 스스로 나이를 공개하고, 이전보다 여배우가 주인공을 맡을 수 있는 나이대도 이전보다 길어졌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여배우가 30대 중반을 넘어가면 맡을 수 있는 역할은 ‘아줌마’로 한정되고 말았다.

 

게다가 여성은 아무래도 나이에 민감하다. 생일을 맞이한 여성에게 누가 실수로 초를 한 개만 더 가져와도 그는 1년치 욕설을 배부르게 먹게 될 것이다. 좀더 아름답고 싶고, 좀더 젊어보이고 싶어하는 여성에게 이는 최악의 실수이기 때문이다.

 

나이를 한두살 속인 것은 어찌보면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만일 윤지민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면 좀더 일찍 당당하게 밝힐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윤지민은 여자다. 이제 막 얼굴을 알리고 여기저기 오락 프로등에 불려나가면 전성기가 오려는 입장에선 ‘30대 중반’이란 자신의 나이를 밝히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예민하고 쉽게 꺼내기 어려운 나이 문제를 언론은 어떻게 다뤘는가? 어제와 오늘 기사를 살펴보면 마치 무슨 ‘스캔들’을 다루듯이 ‘진실공방’처럼 다루고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각종 시상식장이나 제작발표회에서 여배우들은 짧은 미니드레스를 비롯한 노출이 많이 된 옷을 입고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는 팬서비스 차원이기도 하고, 여배우들간의 예뻐보이기 위한 경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카메라 세례를 많이 받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작품의 내용과 상관없이 여배우의 뒷태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심지어 ‘베스트와 워스트 드레서’를 뽑는 것 때문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 사안인 것이다.

 

물론 여배우에게 ‘섹시’는 중요한 키포인트이며 무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여성을 그런 시선으로만 보는 것도 문제는 있다고 본다. 이번 윤지민의 나이논란은 우리사회가 여배우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 일면을 보여준 사례라고 본다. 나이가 아닌 배우로서 그 사람을 보는 그런 시각이 좀더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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