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현장취재-인터뷰

환상적이었던 빗속의 금남로 공연!

朱雀 2010. 9. 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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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의 백미는 개인적으로 지난 8월 28일 저녁 8시부터 있었던 금남로 공연이었다. 다들 기억하겠지만 그 날은 참 비가 억수로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연주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리는 비를 막기 위해 임시로 천막이 쳐지고, 무대위에는 온토 비닐뭉치로 장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꽁꽁 싸맨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비를 피하면서 ‘이대로 취소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녁 8시를 넘기자, 공연 그대로 속행되었다. 미처 이름을 알지 못한 외국인으로 구성된 밴드들이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부르면서 흥겨움을 북돋았다.







연주자들의 친구인지, 아니면 그저 음악을 즐기기 위해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외국인들이 우의를 입은 채 맥주를 마시며 공연에 열광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은 영화나 외국 드라마에서 종종 보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막상 그런 광경을 접하니 이채로왔다.



드디어 정식공연의 첫 문을 ‘로스 아미고스’가 열었다. 스페인어로 ‘친구’를 뜻하는 그룹명이 잘 드러내듯, 로스 아미고스는 남미의 정열을 그대로 간직한 살사 음악을 주로 소화해냈다.






비만 내리지 않았다면, 아마 광주에 위치한 살사동호회 회원들이 나와 춤추면
서 분위기를 돋구었을 텐데,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살사바에
서 주로 듣던 음악보다는 좀더 한국인의 감성에 맞고, 우리말로 된 가사로 많
이 불러서 좀 더 쉽게 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2010년에는 첫 음반을 발
매할 예정이라는데, 무척 기대되었다.







그 다음 주자는 ‘커먼 그라운드’였다. 국내에선 찾기 힘든 관악기 연주자를 앞
세운 총 12명의 밴드는 색소폰-트럼펫-드럼-퍼커션-베이스-기타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 멋진 밴드였다. 그들의 열정적인 공연은 천막에서 그늘을 피하던
관객들이 슬금슬금 기어나올 수 없게 만들만큼 지극히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가장 압권은 역시 가장 마지막 주자인 ‘마마쿠 프로젝트’였다! 천부적인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데다,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겪은 투이 마마키와 독학으로 오르간을 시작하여 각종 악기를 마스터한 머시어 에스카고의 연주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도저히 노랫말을 알아들을 수 없음에도, 생전 처음 듣는 집시풍 음악임에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을 발산했다. 특히, 비가 어느 정도 멎을 즈음에, 투이 마마키가 갑자기 윗통을 벗어제끼고 두 개의 줄(?)을 가지고 보여주던 춤은 지금도 뇌리에 선명하다.






마마쿠 프로젝트의 연주때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너무 많이 내리는 비탓에 결
국 전자악기가 견디지 못하고 뻗어버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런 사고
에도 불구하고 마마쿠 프로젝터는 노련하게 공연을 이끌어 갔다. 자정을 넘긴
시각에도 공연자와 관객이 모두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할 정도로 멋진 공연
을 이어나갔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러 연주자들이 보여준 음악보다, 관객들
의 호응이었다! 비가 엄청내리고, 아직 여름이 다 지나지 않아 후텁지근한 날
씨 속에서도 누구하나 짜증내는 일이 없었다.




마마쿠 프로젝트의 공연



환상적이었던 엔딩 공연!



우의를 걸친 상태에서 연주자들의 연주에 신나하고, 결국엔 우의를 벗어던지
고 내리는 비를 게의치 않고 공연을 마음껏 즐겼다. 거기엔 우리 젊은이들도
합세했다. 그들은 연주자들의 멋진 공연에 나름의 방식으로 화답했고, 그 모
습은 보기 좋았다.



나는 비에 혹시 ‘장비가 젖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이, 그들은 모든 걱정과 시름을 내려놓고 온전히 음악을,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부럽고 자랑스러웠다. 비록 많이 내리는 비 때문에 많은 이들이 즐기지는 못했지만, 공연자나 관객들의 열정과 호응에서 내년 행사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멋진 행사로 내내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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