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태희 예능순례의 이중적 모순

朱雀 2010. 9.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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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가 지난주엔 <승승장구>에 출연하더니, 어젠 <놀러와>에 출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에 출연한 영화 <그랑프리>의 홍보를 위해서다. <승승장구>는 지난주에 이어 김태희 특집으로 방영되니, 여신 김태희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오랜만에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선 재미를 한번도 못본 탓일까? 김태희는 어느 때보다 홍보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본좌 김명민께선 자신의 연기철학을 위해 예능 출연은 최대한 삼간다. 덕분데 같이 출연한 다른 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예능순례를 한다.

 

우리 방송계 현실에서 배우들이 영화홍보를 위해 예능순례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다. 출연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좌우되는 예능 프로의 입장에선 유명 배우들을 모실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들은 영화홍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문제는 그런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입장이다. 배우들의 홍보를 위한 예능순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몇 년만에 예능 출연’이라는 기사가 떠도, ‘홍보 때문이구만’하며 시쿤둥하기 일쑤다.

 

그리고 평상시 예능에 출연을 안하던 이들이 예능에 출연하면, 당연하지만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그런 이야기의 반복을 피하고자 <승승장구>는 김태희를 메인 게스트로 모셔놓고, 양동근이 몰래 온 손님으로 하고, <놀러와>에선 호란과 비지등의 게스트등을 더 불러모아 앉힌 다음, ‘서른 즈음에’라는 주제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자 애썼다.

 

그러나 같은 인물이 앉아 있다보면 아무래도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다. 동생 이완을 어린 시절에 때린 이야기 등이 반복되었고, 보기와 달리 말없고 무심했던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등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재미를 위해서지만, <아이리스>의 사탕키스와 <그랑프리>의 두 번의 키스신이 계속해서 이야기 되었다.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랑프리>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짧은 시간안에 시청자에게 각인을 시키기 위해선, 키스신처럼 듣는 순간 바로 호기심을 갖게 되는 이야기만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김태희의 이런 자세와 이야기는 나름대로 성실한 주연배우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배우들이 영화홍보를 위해 열심히 예능순례를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영화란 감독이나 몇몇 주연배우의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대자본이 들어가고, 수백명의 스탭과 배우들의 생계가 달려있다. 따라서 주연배우라면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해야된다고 본다.

 

반면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런 예능 순례만이 좋게 보이지 만은 않는다. 평상시에는 예능에 절대 출연하지 않다가, 영화 홍보만을 위해 나와서 뭔가 이벤트처럼 하는 모습은 왠지 불측한 상상을 하게 된다. 마치 화장실 가기 전과 오고 난 후의 마음이 다른 것처럼, 그런 마음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문제는 앞에서 언급했지만 영화배우들의 예능순례에 시청자들이 지겨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대중의 마음을 외면한 채, 지금처럼 배우와 예능 프로가 밀월관계를 유지한다면 언제간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현재 상황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영화 홍보에도 마이너스가 되고, 해당 예능프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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