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배우 쇠망치 폭행에 대한 이종혁의 분노, 당연하다!

朱雀 2010. 9. 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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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뉴스를 보니 개탄할 일이 얼마 전 벌어졌다. 이종혁의 절친한 뮤지컬 배우가 얼마전 공연작의 출연료를 받지 못해, 제작사 간부를 만나 출연료를 요구하다가 쇠망치로 머리를 맞을 뻔한 사고가 지난달 22일에 있었단다.

 

다행히 피하는 바람에 부상을 입는 수준에서 끝났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한복판인 코엑스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데 개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연극 배우분과 술자를 얼마 전 가진 일이 있었는데, 이야기 중에 출연료 부분이 나왔다. 잠시 웃음을 짓던 그분께선 ‘출연료를 공연이 끝나고 받거나, 못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라고 말씀하셨다.

 

벌써 연극만 하신지 20년이 넘은 분의 말씀이니 아마 틀림은 없을 거라 여겨진다. 문화계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얼마 전까진 자본이 뮤지컬계로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돈이 되겠다’ 싶은 생각에 졸속 공연 기획사가 난무했고,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도 많은 피해를 봤지만, 현장의 배우들이 그중 가장 많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안다.

 

돈 욕심에 졸속으로 공연 기획사를 차린 이들 가운데는 배우들의 출연료를 깎는 것도 부족해 지급을 미루거나, 심지어 주지 않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겼다. 문제는 이종혁이 미투데이에서 밝혔지만, 이런 일이 뮤지컬계에 관행처럼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배우에게 출연료는 단순히 ‘돈’이 아니라, 일하고 받는 돈이다. 그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다음 작품을 기약할 수 있게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유명 배우가 아닌 경우에는 출연료가 턱없이 적은데 그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만약 해당 간부인사가 배우를 사람으로 생각했다면, 그런 말도 안되는 폭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주먹으로 사람을 때렸어도 큰일인데, 쇠망치로 폭행을 하다니...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코러스라인’에 출연했던 이종혁의 친구는 (출연 배우들 가운데) 선배로서 밀린 출연료를 요구하러 나섰다가, 하마터면 불귀의 객이 될 뻔 했다. 가수 호란도 자신의 미투데이에 적었지만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요구하는데 그게 왜 어리광인가요? 헝그리 예술혼 찾다 굶어 죽으면 위령비라도 세워줄 겁니까?’는 오늘날 현장에서 직접 뛰는 배우들의 피맺힌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들리는 말이라 하겠다.

 

이종혁의 메시지는 더욱 피를 토한다. ‘대낮에 망치활극. 아직도 착취와 폭력이 난무한 뮤지컬바닥이구나. 제작하지 마세요. 배우들 돈 줄 능력 없으면...’이란 한마디 한마디엔 배우로서 고생어린 경험이 묻어난다.

 

이번 망치활극은 흔한 사건이나 사고로 치부되어선 안 된다. 몇몇 배우들을 제외하곤 현장에서 활약하는 대다수의 배우들의 삶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그들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출연료를 받는 경우가 대다수인 걸로 안다. 그런데 그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니. 단순히 몇몇 공연 기획사의 문제라고만 치부하기엔 사회적인 파장이 너무 크다고 여겨진다.

 

민-관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현장의 배우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 배우를 일용직 노동자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제 2 -제 3의 망치활극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과 생명에 관한 문제라고 여겨지기에 허술히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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