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런닝맨’의 화룡점정, 송지효

朱雀 2010. 11. 1. 07:00
728x90
반응형



유재석이 SBS로 컴백하고 들고 나온 <런닝맨>에 그동안 별 관심이 없었다. 아니, <뜨거운 형제들>을 보느라고 못 봤다는 게 맞겠다. 그러나 지하철 특집이후 길을 잃어버린 <뜨거운 형제들>을 보면서 실망을 많이 했고, 이젠 식상해진 <1박 2일>대신 <런닝맨>을 보기로 하고, 지난주부터 시청했다.

 

그리고 이전에 들은 혹평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많은 혹평기사들에서 <런닝맨>이 재미없고, 유재석 특유의 예능 진행력 등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이전까지 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내가 본 <런닝맨>은 참신하고 재밌었다.

 

<런닝맨>은 제목 그대로 8명의 멤버들이 반으로 나눠어져 숨바꼭질을 하게 된다. 각 도시의 랜드마크에서 벌이는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기존 예능과는 차별화된 재미와 긴장감을 선보인다.

 

그러나 <런닝맨>이 게임만 한다면, 그또한 지루해질 것이다. 여기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이 바로 홍일점 송지효다! 물론 <런닝맨>에는 매주 게스트들이 출연한다. 어제 방송에선 소녀시대의 유리가 출연해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게스트는 말 그대로 게스트다. 뭔가 이야기를 길게 끌고 나갈 수가 없다.

 

송지효는 예쁜데다 홍일점이다 보니 러브라인이 형성되기 쉽다. ‘리쌍’의 멤버인 개리는 송지효를 몹시 좋아하는 설정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꽃미남 송중기가 끼어듬으로써 ‘삼각관계’가 형성되고 이것 자체만으로도 웃음과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송지효가 돋보이는 부분은 본게임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활약상이다! 송지효는 실제 게임에서 항상 많은 활약을 보여주는 멤버였다. 특히 어젠 간만에 그녀가 속한 팀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전적으로 그녀의 활약 덕분이었다.

 

어제의 경우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4개의 계산대에서 영수증을 20만원어치를 수거하는 임무였는데, 송지효는 그중 무려 3개의 계산대에서 찾아냈다. 그뿐인가? 그녀를 제외한 모든 멤버가 잡혀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끝까지 살아남아 20만원 어치의 영수증을 런닝맨을 바꿔내 임무수행을 성공리에 끝마쳤다.

 

물론 그녀가 눈부신 활약하는 동안 위험도 뒤따랐다. 그녀는 술래팀의 멤버인 유리에게 걸릴 뻔 했으나, 근처에 있던 침대에 들어가 은신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했다. 광수에게 걸렸을 때는 운동화 한짝을 벗어던지고 위협해서 상황을 모면하고, 근육질 종국에게 걸렸을 때는 넙죽 엎드리고 절을 하고는 한쪽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면 통 사정을 해서 위기를 모면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당연하지만 ‘예능’은 어떤 의미에서 여배우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예능은 특성상 출연자가 망가져야 하고, 웃음을 만드는 과정에서 연기자에서 ‘예능인’으로 찍힐 수도 있다.

 

그러나 송지효가 <런닝맨>에서 보여준 활약은 예능적으로도 배우적으로도 훌륭했다. 송중기와 개리 사이에서 밀당을 보여주는 송지효의 모습은 전형적인 여성의 그것이었으며, 술래팀의 광수와 김종국에게 보여준 그녀의 180도 다른 모습은 그 자체로 훌륭한 변신이었다.

 

물론 <런닝맨>은 개인 혼자서 재미를 줄 수 있는 프로는 아니다. ‘모함 광수’로 캐릭터를 잡은 광수, 자신의 ‘꼬마’ 이미지를 강화시킨 하하, 진정으로 자신에게 맞는 전형적인 악당 보스로 거듭난 김종국, 지효앞에서 유난히 작아지는 개리, 매력적인 꽃미남 송중기, 그리고 이를 진두지휘하는 유재석까지. 그들의 이루어내는 하모니가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홍일점’으로 눈길을 모을 수 밖에 없는 송지효의 활약에 의해, 한 사람을 속이는 ‘1:8’게임은 흥미진진해지고, 그녀를 놔두고 벌어지는 삼각 러브라인과 본 게임에서 보여주는 엄청난 활약상은 <런닝맨>의 재미와 완성도를 한단계 높여주고 있다. 연기자가 예능에서 제대로 활약상을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송지효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좋은 예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런닝맨>은 10월 24일 현재 전국 시청률 13.2%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예능 2위로 올라섰다. 물론 <1박 2일>의 20%대 시청률에 비교하면 아직 멀었지만, 송지효를 비롯한 멤버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런닝맨>의 상황을 보았을 때, <런닝맨>의 미래는 매우 밝아보인다고 하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