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윤손하의 사연이 안타까운 이유, ‘강심장’

朱雀 2010. 11.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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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심장>에는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입고 현재 입원중인 윤손하가 나와 안타까움을 더했다. -녹화방송인 탓에 아직 사고전의 그녀가 나와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녀는 자신이 일본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와 그간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소개했다.

 

<강심장>에서 소개되기로 윤손하는 일본에 2000년 갑작스럽게 진출하게 되었고, 아무런 준비가 없었던 만큼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2년 동안 세시간 밖에 자지 않고 대본을 외웠다고 한다. 얼마나 철저하게 외웠는지 자신의 대사를 잊은 상대 일본 배우에게 일본어 대사를 말해줄 정도였다고 하니, 그저 대단하단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2년이 지난 후, 활동에 한계를 느끼고 ‘돌아갈까?’라는 생각을 했다가, ‘한국 여배우는 역시 안돼’라는 나쁜 선례를 만들까봐 이를 악물고 했다는 말에서 다시 한번 윤손하가 괜히 일본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은 게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아는 2002년 월드컵으로 돌아갔다. 당시 윤손하는 NHK와 NTV의 리포터로 활약했다. 특히 4강전에서 독일에게 패한 후, 선수들과 붉은 악마의 응원을 보며 흘린 그녀의 감동적인 눈물은 생방송을 타고 전 일본 열도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진 것이 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선수와 그들을 응원한 국민에게 감동’해서 울었다는 그녀의 사연은, 한국 여성에 대한 판타지와 4강까지 진출한 한국축구의 저력 등이 합쳐져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고, 윤손하가 소위 말하는 ‘뜬’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강심장>에선 윤손하가 마치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쉽게 뜬 것처럼 이야기 되었지만, 사실 그녀의 노력은 처절하기 이를 데 없었다. 국내에서 인기 최정상에 이르러 진출한 것이 애초에 아니었다.

 

일본어가 익숙한 것도, 일본 방송 시스템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그녀가 겪었을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시스템은 바닥부터 시작이다. 한류스타가 아닌 그녀가 겪었을 방송생활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예능부터 인기를 다져야 하는 상황은 외국인인 그녀에게 결코 만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뿐인가? 외국인을 터부시하는 일본 내 분위기가 있었을 것이고, 그런 집단 따돌림이나 눈길로부터 당당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윤손하는 그런 모든 장애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지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 것으로 안다. 그런 그녀가 한국에서 다시 한번 열정을 불태운 드라마 <도망자>는 처음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이야기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정진 트위터에서 캡처(인용목적)

하필이면 그런 중요한 시기에 윤손하는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입어 철심을 받는 수술을 받기에 이르렀다. 윤손하는 그런 상황에서도 ‘휠체어만 탈 수 있으면 출연하겠다’라는 출연의지를 불태웠고, 전화를 통해 자신 때문에 촬영장 분위기가 나빠지지 않도록 애썼다. 윤손하는 <도망자> 방송 전부터 출연배우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며 ‘스타’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윤손하에게 교통사고란 불행이 찾아온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다른 배우와 드라마를 생각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녀를 보면서 진정 노력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나는 노력해도 안돼’ ‘여기가 내 한계인 가봐’라는 말을 되뇌이기 전에, 나는 과연 그녀만큼 간절히 무언가를 원하고 노력해봤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윤손하의 사연은 ‘예능’을 ‘다큐’로 만들만큼 감동적이었다! 어서 그녀가 회복하고 더 좋은 연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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