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차인표의 깨알홍보에 감동받은 사연, ‘힐링캠프’

朱雀 2012. 3.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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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차인표는 <힐링캠프>에 나와서 시시때때로 홍보를 했다. 그러나 그건 흔하디흔한 영화나 드라마 홍보가 아니었다. 바로 컴패션 홍보였다! 컴패션은 비영리단체로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과 후원자를 1:1로 결연시켜 주는 단체였다.

 

<힐링캠프> 엠씨들을 차인표가 모신 곳은 다름 아닌 컴패션의 본부였다. 그곳에서 차인표는 엠씨들과 함께 직접 아이들이 보낸 편지들을 접어서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그의 나눔홍보는 이미 2010SBS 연기대상 시상식장에서도 드러났다. 생방송에서 그는 프로듀서상을 받곤 나눔홍보를 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시 같이 수상한 한혜진이 부끄럽다고 고백할 정도로.

 

무엇이 차인표를 그토록 나눔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일까? 방송을 보면서 궁금해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차인표 역시 처음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낸 기부금이 다른 곳에 쓰일까봐 의심스러워서 구청에 전화를 직접 걸어 어려운 이웃의 주소와 이름을 알려고 했고, 구청에서 거절하자 격한 마음에 스스로 알아내서 임대아파트를 일일이 돌면서 돈봉투를 건넬 정도였다.

 

그런 그가 변한 계기는 2005년 아내 신애라 대신 컴패션 홍보물을 찍으러 간 이후였다. 그전까지 그는 신애라가 10명의 아이들을 후원하는 것에 반대였단다. 그러나 아내가 원하는 일인만큼 반대는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원래 신애라가 가기로 했던 봉사활동을 대신 하면서 차인표는 비영리단체에 비행기표를 이코노미도 아닌 비즈니스로 끊어달라는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했단다. 그 역시 그 이후론 직접 자비로 표를 끊지만, 당시만 해도 그는 홍보물을 찍으러 가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다.

 

모든 것이 불만이었기에 그의 주변엔 사람들이 올 수 없었다. 그러나 컴패션 대표가 직접 와서 아이들에게 사랑한단다라는 말을 할 것을 권유했고, 대여섯시간 걸려서 간 캘커타에서 7살 아이의 손을 잡으면서 그의 인생은 변화했다고 한다.

 

자신이 하려는 말을 그 아이에게 직접 들었으니 말이다. 차인표의 고백을 들으면서 놀라운 것은 정말 놀라운 정도로 솔직하게 모든 마음을 펴보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비교적 넉넉하기에 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쉽게 인정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발끝도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훌륭하신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은 폐지등을 팔아서 후원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그의 겸손은 연기에도 미쳤다. 19년차에 접어든 그는 스스로를 ‘2류구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송강호, 최민식 선배들의 일류 연기가 아니라 시청자들은 발연기도 원한다라는 겸손의 극치를 달리는 이야기도 했다.

 

차인표의 말을 들으면서 부끄러운 대목이 너무나 많았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중학교 시절에 너무나 일찍 철든 사람이었다. 미국에서 괜찮은 직장을 다니다가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온 26세의 나이에는 취직을 못해서 한동안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 말한 것처럼 어려운 가운데서 1993 MBC 공채에 합격해서 세상을 뒤흔든 연기자가 되었다. 스스로는 겸손하게 말했지만 당시엔 귀한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실력과 명품 가슴근육으로 말이다.

 

차인표의 가슴근육은 하루 1,500개의 팔굽혀펴기로 이루어진 것이라 한다. 말이 쉽지 매일같이 꾸준하게 운동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내고, 그런 하나를 이룩해낸 자신감으로 차인표는 점점 더 넓고 크게 성장했다.

 

그가 만약 부잣집 자제이거나 비교적 쉬운 삶을 살아왔다면 그의 이야기는 진정성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어려운 길을 헤쳐왔으면서도 겸손하게 말하고, 아내 신애라를 사랑하면서도 다음 생에도 결혼하지만 모습은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깨알같은 대사를 날리며 웃음을 줄때는 새삼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어떤 일에 좌절하면 역시 나는 안돼라고 절망하거나 포기하기 쉽다. 왜 나만 힘들고 어려운지 하늘을 원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시기에 차인표는 포기하지 않았고 꾸준히 노력했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이후 군생활을 거치고 차인표는 기나긴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그가 오늘날 연기자로 다시 우뚝 선 것은 그 자체로 타의 모범이 된다고 본다.

 

특히 그의 컴패션 나눔 홍보는 진실되기에 더욱 멋졌다. 특히 <힐링캠프> 마지막에 가슴을 튕기면서 남행열차를 부를 때만 해도 그저 웃으면서 봤다. 그러나 마지막에 컴패션 전화번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홍보할때는 새삼 감격이 벅차게 밀려왔다.

 

나눔으로서 진정 행복해진다라는 모토를 직접 몸으로 겪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선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세간의 지적과 편견에 대해 맞서서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21세기를 맞이해서 점점 더 이기적이게 변하는 우리 사회에 한줄기 빛처럼 일깨워주는 소중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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