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말까지 3화밖에 남지 않은 <하이킥 3>는 슬슬 마무리를 하는 기세다. 120화에선 광고회사로 첫 입사하는 백진희와 윤계상의 이야기와 생일을 맞은 강승윤과 안수정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중에서 눈길을 끈 건 안수정의 행동이었다. 백진희의 사랑이 끝났다면, 이제 안수정의 사랑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안종석은 우연히 동생의 방에 들어갔다가 안수정이 강승윤이 군입대때 쓴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가지고 놀리기 시작한다. 화가 난 안수정은 길길이 날뛰다가 엉뚱하게도 강승윤이 들어오자 길로틴 초크를 하면서 화풀이를 한다. 이후 안수정은 오빠 안종석이 물어볼때마다 ‘그 스튜핏, 안 좋아해’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강한 그녀의 부정과는 달리, 행동은 오히려 강승윤을 생일을 챙겨주기 위해 미역국을 가져오고, 촛불에 춤까지 춰준다. 그렇다면 안수정은 분명히 강승윤을 좋아하는 데도 왜이리 부정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쑥스러워서 일 것이다. 안수정은 여태까지 또래 남자친구들을 사귀어본 적은 있었다. 그런 감정들은 ‘72시간 사랑’에서도 드러났지만 그냥 스쳐지나가는 감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강승윤에 대한 그녀의 관심은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따사로운 봄볕에 눈이 녹듯이 그렇게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진행되어온 것이다.
따라서 난생 처음 그런 감정을 느낀 그녀가 쑥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무리 미국에서 살다 왔다고 해도 아직 안수정은 부끄러움 많은 10대 소녀니까 말이다.
두 번째는 강승윤이 집에서 ‘바보’로 찍혀있는 상황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강승윤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괴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지구가 ‘네모’라고 믿고, 배꼽에다가 소금을 놓고 계란을 찍어먹을 정도다. 게다가 자신의 돈을 아낌없이 주변 사람을 위해 퍼줄 정도로 착한 위인이다.
게다가 안내상네 식구들의 일을 모조리 봐줄 정도다. 평상시 똑똑하고 얌체짓을 좀 하는 수정의 입장에선 ‘바보’나 진배없다. 게다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오빠의 단짝친구다. 그런 바보 콤비(?)중 한명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괜시리 부끄러워지는 대목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아직 강승윤이 수정을 ‘여자’로 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강승윤은 아직까지 수정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친한 친구의 여동생 이상으로 생각지 않고 있다.
그런 마음을 잘 아는 안수정으로선 괜시리 고백을 했다가 채이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 좀 더 기회를 포착하고 확실하게 자신의 포로(?)로 만든 다음에 연인 사이로 빼도박도 못하게 하는 주도면밀한 계획이 아닐까 싶다.
120화에서 안수정은 자신과 오빠가 다투는 바람에 윤유선이 차려준 생일상에서 케잌에 머리를 박은 강승윤을 위해, 직접 춤까지 추는 감동적인 이벤트를 실시해줬다.
이를 보는 강승윤의 표정은 뭔가 복잡함이 내재되어 있었다. ‘좋긴 좋은데...수정이가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강승윤을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뻔하다. ‘스튜핏!’
그러나 이 대목 역시 ‘밀당의 정석’이라고 여겨진다. 아직 확실하게 자신에게 넘어오지 않은 사람과 ‘둘만의 비밀’을 만들어 내는 것 말이다. 안수정은 강승윤과 비밀 이벤트를 마치고, 마침 그 근처로 오던 안종석에게 ‘말하면 죽는다!’식의 살벌한 협박을 했다.
이런 식의 협박은 귀여우면서도 강승윤의 뇌리에 깊숙이 자리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이런 식의 안수정의 작업에 말려들어서 강승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안수정과 사귀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강승윤도 싫지 않게 말이다.
'TV를 말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이킥 3’가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11) | 2012.03.29 |
---|---|
시청자는 행복한 하지원-한지민의 명품연기대결! (4) | 2012.03.28 |
정말 양명군이 된 김종국, ‘런닝맨’ (25) | 2012.03.26 |
허공-김민정보다 빛났던 나들이-이소정의 무대!, ‘보이스코리아’ (0) | 2012.03.25 |
박하선은 왜 장님이 되었을까?, ‘하이킥 3’ (6) | 2012.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