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시청자는 행복한 하지원-한지민의 명품연기대결!

朱雀 2012. 3.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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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시작된 수목극 대전은 시청자들에게 무슨 채널을 봐야하나?’라는 행복한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수목극 1위는 더 킹 투하츠, 2위는 옥탑방 왕세자가 뒤따르고 있는 형국이다.

 

<더 킹 투하츠>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이는 바로 하지원이다. <시크릿 가든>에서 스턴트우먼 길라임으로 김주원(현빈)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지원은 이번에 북한 여장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북한 특수부대 최초 1호 여자교관인 김항아는 세계적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북한군에서 무술실력으로 1위를 차지할 만큼 무시무시한 실력을 자랑한다. 재밌는 점은 그런 김항아의 꿈이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가는 것이다.

 

무시무시한 특공대 남자를 맨손으로 제압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진 여성이 한순간에 사랑스런 여인으로 변한다? 사실 이거 말이 쉽지, 연기로 표현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미션 임파서블이란 영화 제목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흥행파워를 자랑하는 하지원 답게 이런 임무를 수행해낸다. 1화에서 날나리 왕세제 이재하(이승기)를 화장실로 유인해서 데리고 가서 순식간에 제압하고 인민의 적 이재하 제거!’를 차갑게 말하는 그녀는 정말 인간병기그 자체로 변한다.

 

그러나 다음 순간 짝사랑하는 남자한테 놀림을 받고 눈물을 짓는 그녀는 정말 천상 여자였다! <옥탑방 왕세자>의 한지민은 또 어떤가? 그녀는 여기서 30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인다.

 

조선시대엔 언니로 인해 생긴 화상을 가리기 위해 쓴 가리개는, 오히려 신비로운 매력을 더할 뿐이다. 환상적인 자수와 놀라울 정도로 시를 지어내는 능력엔 그저 한지민의 청초한 매력이 빛을 발할 뿐이다.

 

300년 후의 현대여성은 또 어떤가? 의붓언니 홍세나 때문에 가족과 생이별을 한 그녀는 뉴욕에서 억척스럽게 일하는 여성으로 멋지게 그려진다. 꼬마아이들이 과일을 훔쳐가고, 밤에는 맥주집에서 일하면서도 늘 웃음을 짓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혹시 영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를 기억하는가? 이 영화의 카피는 누가 이기든 미래는 없다!’였다. 우주 최강의 생명체 자리를 놓고 다투는 그들에게 우리 인류는 그저 먹잇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여배우가 수목극 1위를 자리를 놓고 다투는 현재 상황은 누가 이기든 행복하다라는 카피를 써내려가게 할 만큼 명품연기 그 자체다!

 

하지원은 전작인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에서 완벽하게 북한 여장교로 변신했다. 북한말 사투리를 듣기에 약간 어색하지만 그녀가 공화국과 인민에 바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다. 동시에 날나리 왕세제를 제압하기 위해 벌이는 그녀의 공작(?)은 귀엽기 그지 없다.

 

청초함에서 발랄함까지 넘나드는 폭 넓은 한지민의 연기력은 또 어떤가? 그녀는 타임슬립한 왕세자 일행을 옥탑방에 살게 해줄 만큼 큰 배포를 보여준다. 물론 그러면서 왕세자 일행을 꼼꼼하게 부려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1톤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자신의 생활을 꾸려온 생활력 강한 박하역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한지민은 현재 거의 노메이크업에 가까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자기 전에 오이마사지를 하고 심지어 찜질방에 가서도 신부화장을 하는 여배우들이 천지인 요즘 상황에서 한지민의 열정은 그 자체로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한지민의 연기를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녀가 작품에 임하는 자세도 자세지만, 코믹과 멜로를 넘나드는 그 연기력 때문이다! <옥탑방 왕세자>는 코믹+판타지+미스테리 등이 짬뽕된 드라마다. 따라서 어느 작품보다 주요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을 요구한다. 일례로 시간을 건너뛴 왕세자 박유천이 현대의 도시를 보고 놀라는 장면이 그러하다.

 

300년 전엔 요조숙녀인 역할은 한지민은 이미 <이산>등의 작품에서 해봤기 때문에 쉽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작품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배우로선 행복하면서 동시에 어려운 일이다. 연기내공의 밑바닥이 바로 드러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옥탑방 왕세자> 2화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한지민은 제몫을 120% 아니 200%이상 해냈다!

 

박유천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주연배우로서 한지민이 제몫을 해내지 못한다면 <옥탑방 왕세자>는 리얼리티가 사라지고 재미가 없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지민은 예쁜 얼굴에 더해서 코믹과 정극을 오가는 넓은 연기력을 통해 작품의 재미와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물론 이에 맞서는 하지원의 연기력도 장난이 아니다. 항아는 코믹하면서 사랑스럽고 동시에 절대적인 인간병기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1화 마지막과 2화 초반에 이승기를 제압하고 순간 사악한 미소를 짓는 하지원의 모습은 사신그 자체다. 남자가 봐도 섬찟할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했다!

 

반대로 이승기에게 속아서 면도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이승기 때문에 두근두근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웃기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2화 마지막에 이승기의 폭언에 눈물 짓는 그녀는 얼마나 가여워 보이던가?

 

이승기-박유천의 연기도 볼만하지만, 사실 수목극에서 두 여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은 흥행과 재미를 떠나서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아울러 어느 드라마가 훗날 우승을 차지하던지 하지원과 한지민이란 걸출한 여배우를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청자들에겐 매우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그동안 여주인공들이 남자주인공이 재벌 2~3세로 능력이 넘치고 여주인공은 가난한 집의 딸로 별 능력이 없는 것에 비해, 하지원은 북한 여장교에 집안이 좋고, 한지민은 비록 고아나 다름없지만 강한 생활력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점에서 오히려 여주인공인 남자주인공을 챙겨주는 강한 모습을 풍기고 있는 부분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많은 드라마들이 제작되고 방송되는 현실에서 차별성을 갖기 어려운 시대에, 두 여배우는 차별성을 만들어내는 명품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원과 한지민은 둘 다 국보급 연기자라 불러 손색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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