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한지민 같은 여배우, 또 없습니다! ‘옥탑방 왕세자’

朱雀 2012. 4.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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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왕세자>가 드디어 이번주 수목극에서 <더 킹>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시청률 차이가 1%가 안 되는 초박빙(옥탑방 12.5% 더 킹 12.1%)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뒤집어 질 수 있는 상황이다.

 

9.8%대의 시청률로 시작한 <옥탑방 왕세자>가 최근처럼 가장 시청률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6화만에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1등 공신은 누가 뭐라해도 한지민 이라고 여겨진다.

 

<더 킹><옥탑방 왕세자>에서 인상 깊은 부분은 이승기와 박유천 모두 상대 여배우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하지원이란 걸출한 여배우가 버티고 서 있는 <더 킹>도 그렇고, 이제 겨우 세 번째 주연을 맡은 박유천의 경우엔 더더욱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옥탑방 왕세자> 6화에서 한지민이 보여준 연기의 폭은 정말 극과 극을 달리며 팔색조 같은 매력을 무시무시하게 뽐냈다. 이각 때문에 미국행을 포기한 한지민에게 언니 정유미는 물잔을 얼굴에 뿌리는 무시무시한 짓을 감행한다.

 

그때 언니 화난 건 이해하는데...’라고 말하는 한지민의 표정은 단순히 봉변에 당해서 당황했다기 보단, 미안함과 짜증과 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표정이 오묘하게 섞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던 한지민은 다음 순간엔 돌변한다. 바로 이각을 비롯한 꽃미남 3인방을 데리고 백화점 쇼핑을 나서기 때문이다. 검은 색 슈트를 빼입고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네 명의 모습은 마치 보디가드 같다.

 

주변 여성의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그녀는 턱을 치켜세우며 도도하게 걷는데 이게 아주 웃음을 유발한다. 웃음으로 말하면 6화에서 그녀의 활약은 끝이 없다.

 

이각을 비롯한 꽃미남 3인방의 나이를 가지고 서열을 정리하면서 나는 누나라고 말할 때 박유천을 향한 그녀의 시선은 약간의 비웃음이 콧소리와 함께 섞여있어서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이제 회사에 입성하는 네 사람에게 회식문화를 가르쳐 줄 때는 그야말로 압권그 자체다! 개인기의 예를 들면서 용녀! 용녀!’라고 오지명 흉내를 내고, 네명이 모두 외면하자, ‘할리라예라며 김꽃두레를 흉내내는 한지민의 모습은 코믹하기 그지 없어서 도저히 웃지 않곤 배길 수가 없다.

 

그러면서 한지민은 사랑에 설레여 하는 여성의 모습도 보여준다. 자신의 언니 정유미에게 관심이 있어서 여성이 좋아하는 것, 데이트 방법 등에 대해 묻는 박유천의 질문을 받으면서 자신에게 선물하려는 것으로 오인한다.

 

그러면서 종이봉투를 뒤집어쓴 장면에서 순간 박유천과 입술이 가까워진 상황엣 민망해하는 그녀의 표정은 사랑에 빠진 여성의 모습 그 자체였다! 동시에 한지민은 비련의 여주인공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친어머니를 외면하는 언니를 보고, 9살 때 자신을 트럭에서 발견하고도 외면한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기억을 떠올리며 손을 부들부들 떠는 그녀의 디테일한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그자체였다.

 

이후 언니 정유미와 서로 뺨따귀를 주고 받다가, 땅바닥에 떨어진 팔찌를 보고 당혹해하는 그녀의 섬세한 표정연기는 일품이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언니와 다투고 나서는 길에 박유천을 만나서 애매한 표정을 짓던 그녀의 표정은 그야말로 정점이었다!

 

언니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언니를 좋아하는 박유천에 대한 복잡한 마음, 실망과 분노등이 다양하게 결합된 그녀의 표정과 흔들리는 눈빛은 연기의 살아있는 표본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지민은 이전까진 주로 청초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았다. 물론 그 사이사이에는 밝은 이미지도 있긴 했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한객주역으로 섹시함과 미스테리함을 보여주면서 그녀의 진가를 대중에게 제대로 어필했다.

 

<옥탑방 왕세자>에서 그녀는 한 여배우가 가진 폭 넓은 연기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를 웃기고 울리고 분노하며 그야말로 브라운관을 넘어서서 조종하는 엄청난 마력을 선보이고 있다.

 

오늘날 시청자들은 공중파와 케이블을 비롯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라마에 익숙해있기 때문에 마력을 발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홍자매가 각본을 쓰고 하지원-이승기 콤비의 <더 킹>6화만에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한 <옥탑방 왕세자>는 대단하며, 그 공로의 상당 부분은 팔색조 같은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한지민에게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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