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초능력자’편을 기억하는 <런닝맨>의 열혈팬이라면, <이상한 나라의 런닝맨>이 그 연장선에 걸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유재석과 하하가 당시의 기억 때문에 ‘시간을 거스르는 자’같은 주문을 아직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당시 런닝맨 멤버들이 얼마나 즐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토끼를 따라간 앨리스가 겪게 되는 모험담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많은 상징과 비유 등이 있어서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이 갑론을박을 하는 작품이다. 어려운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런닝맨>은 동화속 상상을 현실화시켰다!
‘마법의 문’을 열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워프’하듯 연출했다. 곳곳에 보물상자를 숨겨놓고 딱 한 한군데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비밀열쇠는 놔뒀다.
그 과정에서 앨리스의 키를 늘렸다 줄였다 했던 케이크는 런닝맨의 이름표를 늘렸다가 줄이는 것으로 대치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뿐만 아니라, <잭과 콩나무>는 <잭과 크레인>으로 대치되어서, 이 아이템이 적혀있는 상자를 연 멤버들은 크레인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벌(?)을 받았다.
유재석처럼 고소공포증이 있는 멤버에겐 이건 잔인한 형벌이었지만, 즐길 줄 아는 멤버에겐 한눈에 게임이 벌어지는 장소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뿐인가? 토끼를 따라가서 램프를 얻은 이광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주문을 외우고, 램프의 지니에게 소원을 빌 수 있게 되었다. 램프의 지니를 줄리엔 강으로 설정한 부분은 많은 웃음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다.
이 어리숙한 지니는 런닝맨 멤버를 만나 광수와 자신이 계획을 폭로함으로써 광수를 무척이나 난처하게 만들었다. 물론 광수의 소원인 김종국의 이름표를 떼고, 다른 멤버들을 잡아주어서 늘 초반에 아웃되던 광수가 거의 막판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조커’역할을 당당하게 해주었다.
<이상한 나라의 런닝맨>은 멤버들의 활약보다 아이템의 활약(?)이 돋보이는 분량이었다. 보물상자를 잘못 열어서 유재석이 빨간 하이힐을 신고 있는 장면은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뿐인가? 빨간여왕과 묵찌빠로 승부를 가르는 장면에선 보아를 제외한 런닝맨 멤버들이 무참하게 깨져서 ‘더 레드’에게 얼굴을 맞는 수모를 당해서 웃음을 주었다. 보아가 마침내 이겼을 때, 모두(보아를 제외한)가 특대형 이름표를 부착해서 커다란 웃음을 안겨주었다.
<이상한 나라의 런닝맨>을 본 이들은 다들 아쉬움을 조금씩은 간직했으리라 본다. 능력자 김종국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에 모두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고, 램프의 지니를 얻은 광수는 바로 ‘김종국 제거’를 부탁했다. 특대형 이름표를 부착한 김종국은 완력에서 줄리엔 강에게 뒤지진 않은 것 같지만, 너무나 불리한 상황 때문에 초반에 탈락하고 말았다.
유재석 역시 정재형과 보아의 연합작전으로 인해 특수 아이템은 자전거를 타다가 급작스런 공격으로 이름표가 떼어져 다소 허무한 결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최강허약체 정재형과 기린 광수의 숨막히는 대결(?)을 그 자체로 커다란 웃음을 주었고, 마지막에 어부지리로 우승을 차지한 송지효의 모습은 신선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재미는 있었다.
<런닝맨>은 그동안 다양한 시도로 시청자에게 신선한 볼거리와 재미를 주고자 많이 노력해왔다. ‘초능력자’편은 그중에서도 오늘날까지 많은 시청자들이 꼽는 명작 에피소드였다!
초능력을 예능에서 현실화시킨 그 설정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들고 나온 <런닝맨>은 이번엔 동화속 설정을 예능에 맞게, <런닝맨>에 맞게 이름표를 늘리고 줄이고, 빨간 하이힐을 신었다가 10분이 되어야 다시 원래 신발을 신을 수 있게 하는 등의 설정으로 핸드캡과 더불어 시청자에게 의외의 웃음과 재미를 주었다!
단순히 랜드마크에서 술래잡기 하는 수준을 떠나서 하하와 유재석이 <무한도전>처럼 만담을 하고, 오랜만에 만난 광수와 줄리엔이 수다를 떨고, 허약체 정재형과 보아가 오랜 토론(?)을 거쳐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비밀의 열쇠를 가진 정재형을 물리치고자 보아-광수-송지효가 연합했다가 서로 배신하는 모습 등은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여주며 커다란 재미를 주었다.
이제 <런닝맨>은 일요일 예능의 강자로 우뚝 섰고, 서서히 <1박 2일>등을 긴장시키면서 최강자로 더더욱 발전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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