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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주접떨기(시사)

신종플루 사망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어제와 오늘, 신종 플루 사망자가 두 명이나 발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국내 감염자만 벌써 2천명이 넘어갔고, 두 번째 사망자는 해외 여행 경험이 없는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라 그 충격은 더하고 있다.

특히 이번 두 번째 사망자는 폐부종에 이어 ‘다발성 장기 손상’을 입고 확진 8일 만에 숨졌는데, 첫 번째 사망자도 증상 발생부터 사망까지 고작 8일밖에 걸리지 않아 매우 비슷한 예후를 보였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신종 플루는 폐를 공격해 폐렴을 일으키는 능력이 계절성 바이러스보다 강하고, 첫 번째 사망의 원인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바이러스가 전신에 퍼져 염증반응을 일으킨 것이고, 두 번째 사망 역시 전신의 장기가 말 그대로 바이러스의 의해 손상을 입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신종플루’는 가벼운 감기정도로 취급받았다. 심지어 몇몇 확정 판정을 받은 젊은이들이 퇴원한 이후, ‘가벼운 감기를 앓은 것 같다’고 TV등에 나와 진술을 하면서 그런 인식은 퍼져나갔다.

그러나 애초의 그 정도였다면 굳이 세계보건기구가 호돌갑을 떨고 다른 나라에서 타미플루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진 않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번 사태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인한 결과라고 밖에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나라의 경우 공항에서 철저하게 방역활동을 하고 검사를 할 뿐만 아니라, 의심환자로 추정되면 곧장 전문 의료진을 파견해 이송하는 등의 신속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공항에서만 어느 정도 검사를 하고 이후는 철저하게 본인이 판단해서 연락해서 찾아오는 시스템이다. 또한 확진 환자로 의심이 되어도 전문인력 등이 파견되는 게 아니라, 본인이 버스등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찾아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신종플루는 잘 알려진 대로 바이러스에 의해 옮겨지는 질병이다. 따라서 환자가 만약 대중교통등을 이용해 움직인다면, 그 사람에 의해 몇백 몇천의 다른 환자에게 옮길 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구급차를 급파해 환자를 이송시키는 것에는 그런 배려가 있는 것이다.

또한 외국의 경우 의심환자가 나오면 주변 인물들까지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으로 안다. 또한 휴교와 임시 휴업등을 조치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피했다. 그러나 이번 국내 대응을 보면 답답하다.

여태까지 한 번도 제대로 된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망환자의 경우 제일 중요하다는 초기 5일 동안 제대로 된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할 당국이 그동안 뒷짐을 지고 있던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항바이러스 투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관계자가 ‘약품 수급이 어렵다’는 변명을 늘어놓은 것은 정부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관계 당국은 지금이라도 제약사의 이익을 위해 타미플루 등의 필수 치료 약품 등을 단순히 주문할 게 아니라 복제약을 국내 제약업체가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필요하다면 관계법령을 제정해서라도).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최소분량인 1천 만명 분의 약품을 구비하고, 그걸로 모든 의심환자에겐 항바이러스 치료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마스크와 항균비누 등의 필수품 등을 필요지역에 공급해야 한다.

20조원 이상이 소요될 쓸모 없는 4대강 살리기 예산을 조금만 이쪽으로 돌려도 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정부는 더 이상 핑계만 대지 말고, 국민의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안타깝게 희생된 두 환자의 넋을 조금이라도 기리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