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예능을 뛰어넘다! ‘인간의 조건’

朱雀 2014. 1. 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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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간의 조건을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 바로 직설적으로 초반에 모든 이야기를 할 때 그렇다! 현재 인간의 조건멤버들은 난방비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영하의 날씨에 숙소에서조차 편히 자지 못하고 아이 추워!’를 외치면서 아침을 맞이하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박성호는 난방비 제로의 노하우를 알기 위해서 홍천에 위치한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찾았다. 그곳의 집주인은 기꺼이 성호를 맞이하고 집안으로 안내한다. 우리가 사는 일반적인 주택과 달리 그곳은 집 전체를 두꺼운 단열재를 써서 열이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게끔한 구조였다(이른바 패시브주택이란다).

 

따라서 1년 내내 21~22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박성호는 당연히 현재 난방비 제로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일반주택도 패시브주택처럼 난방비를 쓰지 않고 따뜻하게 지낼 수 없는 지 방법을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었다! ‘없어요였다. 애초에 일반주택은 날씨가 추워지면 집도 추워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석유나 전기로 난방을 하지 않으면 추울 수 밖에 없단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말이었다. 박성호는 만약 석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혼란이 찾아올 수 밖에 없다. 일단 영하 10도로 내려가는 한겨울에 실외에 다름없는 추위 속에서 하루 이틀이 아니라 겨울내내 지내야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기 짝이 없다.

 

<인간의 조건> 멤버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자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화목난로를 설치하고 팥으로 핫팩을 만들고, 텐트를 치고. 여하튼 갖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그러나 결국 체험 이틀차에도 그들은 아이고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하루를 맞이했다. 조금 낫긴 했지만 역시 그런 방법으로는 근본적으로 추위를 몰아낼 수 없었다. 결국 체험 3일차에는 보일러를 가동시켜서 일단 10도로 집안 온도를 높였다.

 

10도도 매우 낮은 온도지만 (이전까지 집안 온도가) 영상 3도에서 심지어 1도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멤버들이 조금이나마 나아졌다고 할 수 있었다. 멤버들이 영하의 날씨와 맞먹는 실내에서 어떻게든 따뜻하게 자려고 노력했으나 모두 허사였다.

 

결국 모든 것은 처음 제로하우스 주인이 말한 대로 흘러갔다! 어떤 의미에서 무서운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대다수의 주택이 열효율이 떨어지는 구조란 사실이다. 그런데 더욱 난감한 대목은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심지어 별 다른 냉난방기구 없이 사계절 내내 일정한 기온으로 지낼 수 있는 기술 역시 나와 있다는 대목이다.

 

그런데 우린 여름에는 덥다고 선풍기도 부족해서 에어컨을 틀고, 겨울에는 춥다고 석유를 펑펑 때면서 집안에서는 반바지에 반팔 티를 입고 지낸다. 참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인간의 조건>은 멤버들이 어떻게든 겨울나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웃음을 준다. 그러나 앞서 위에서 언급한 대로 제로하우스 주인의 말을 통해서 메시지를 돌직구로 전달해버린다.

 

인류가 맘먹고 한다면 실천은 어렵지만 가능하다. 그러나 편하고 쉬운 방법이 있는데 굳이 패시브주택같은 걸 지으려는 노력을 과연 얼마나 할까? 그 대목에서 난감해진다. ‘우린 너무 에너지를 낭비하는 데 익숙한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오늘날 우리가 쓰는 에너지와 지구환경은 후손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펑펑 써버리면 우리의 후손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 수 밖에 없다. 문득 현 인류가 너무나 이기적인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고, 그러자 급격하게 입맛이 씁쓸해졌다. 시청자에게 이렇듯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안기는 <인간의 조건>은 그 자체로 예능을 뛰어넘었다고 여겨진다.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인류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고민케 만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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