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당신의 스트레스는 어떻습니까? ‘감자별’

朱雀 2014. 1. 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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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에서 감자별은 우리에게 너무나 흔하고 쉽게 던지는 질문이지만, 동시에 쉽게 답할 수 없는 물음을 던졌다! 바로 당신의 스트레스는 어떻습니까?’란 질문이었다! <감자별>에서 노민혁은 현재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7살로 퇴행해서 아주 지루하고 부조리한 삶을 살고 있다. 바쁜 식구들은 그와 놀아주지 않고, 퇴근시간까지 목이 빠져라 기다린 나진아와 노준혁마저 회사 업무로 인해 함께 놀아주질 못한다.

 

노수영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녀는 자신과 장율 사이를 반대하는 엄마 때문에 현재 곱창집에서 일하고 있다-엄마가 그녀의 용돈을 끊었기 때문에-. 평생 놀고 먹는 삶에 익숙한 그녀에게 곱창집에서 일을 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 일일 수 밖에 없다.

 

노수영은 그동안 부리지 않던 갑작스러운 변덕을 부리고 이에 너무나 눈치 없는 장율마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이야기 끝에 그녀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감동적으로 자신에게 모든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

 

노수영은 장율에게 시시콜콜 엄마가 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해소한다. 그런데 부처 미소를 한 장율은? 이야기 마지막에 그 역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반전이 일어나면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지만, 웃기기보단 웃프다라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것 같다.

 

우린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흔히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을 주기도 한다. 현대인에게 문제는 스트레스가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다.

 

59화에서 나진아는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녀는 무급 인턴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정직원이 되는 게 꿈인 그녀로서는 과중한 업무와 불안한 미래가 스트레스 그 자체일 수 밖에 없다.

 

콩콩토이란 완구회사를 운영하는 재벌인 노수동네도 스트레스가 과중하긴 마찬가지다. 하버드대까지 나온 노민혁은 현재 사고로 기억상실이 되어버렸고, 어렵게 찾은 노준혁은 회사에서 여진구멍이란 소리나 듣고 있다. 노수영은 가난한 뮤지션인 장율을 만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고 어떤 일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다. 자아실현을 하거나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이유를 대라면? 아마도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런데 우리의 삶은 이상하게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노수동은 노민혁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실이 알려지면 회사가 어려워질까봐 그 사실을 억지로 감추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만 노민혁을 회사로 출근시킨다.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의 심정으로 자신의 처지를 감당해야하는 노민혁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가 위험한 뇌수술을 선택한 것은 사랑하는 나진아에게 데이트 신청도 제대로 할 수 없고,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나 답답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하는 노수영의 처지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장율의 상황은 어떠한가? 그는 겉으론 부처의 미소를 띠지만 속은 엄청난 폭풍이 일 수 밖에 없다. 그는 노수영과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대로 교제조차 하지 못한다. 또한 가난한 뮤지션인 탓에 경제적으로 곤란한 노수영에게 (경제적으로) 힘이 되어줄 수 없다.

 

아마도 별다른 말은 안하지만 장율은 속으론 경제적으로 무능한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럽지 않았을까? 59화에서 <감자별>의 분위기는 이전과 비교해서 상당히 무거웠다. 물론 중간 중간 웃음을 주긴 했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날려버릴 수 없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감자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인 탓이리라.

   

영상, 사진 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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