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닝맨’은 한 홍콩소녀가 보내준 아이디어대로 게임을 만들어서 진행했다. 사실 <런닝맨>에서 팬이 보내준 게임룰에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시킨 것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장기알레이스가 특별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평범한 홍콩소녀) 아이린을 주인공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2014년 청마해를 맞이해서 ‘라이징 스타’라고 해서 게스트로 모신 여진구, 도희, 임시완이 주인공 같다.
그들은 <런닝맨> 내내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최대한 발휘했다. 여진구의 18살답지 않은 중저음의 보이스는 유재석에게 발견(?)되어 내내 주목을 받았고, <응답하라 1994>에서 걸죽한 사투리연기를 선보인 도희는 역시 <런닝맨>에서도 깜찍함과 더불어 사투리를 쓰면서 웃음을 주었다.
<변호인>의 천만흥행과 더불어 이젠 단순히 아이돌이라 부를 수 없게된 임시완 역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들이 벌인 게임은 모두 아이린이 제안한 것이었다.
<런닝맨> 제작진은 첫 장면을 홍콩에서 게임을 제안한 아이린에게 할애했다. 그녀가 정성껏 게임을 준비하고 동영상을 통해 최대한 상세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매 게임이 시작될때마다 아이린의 설명이 곁들여졌다. <런닝맨> 멤버들은 그녀의 제안에 따라 청마의상을 입고 지압판위를 뛰고, 풀장에서 다이빙과 블룹점프와 플라잉체어에서 공던지기를 했다.
마지막으로 ‘장기알레이스’에선 드디어 각자의 장기알이 공개되고, 각 장기알의 계급에 따른 공격 가능성이 알려졌다. 같은 계급과 자신보다 낮은 계급을 공격할 수 있었는데, 졸은 왕의 이름표를 뗄 수 있는 반전으로 정말 ‘장기’처럼 게임을 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게임이 끝나고 무대뒤에서 실제 아이린이 걸어나오는 장면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마도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미리 감지했을 지도 모르지만, 그런 장면전환은 마치 스릴러 영화의 반전을 보는 것처럼 짜릿했다.
게다가 아이린이 (혹시라도) 런닝맨 멤버들이 알아볼까봐 변장을 하루 종일 멤버들이 게임을 벌이는 현장에서 함께 있었던 장면을 마지막으로 보여줌으로써 이번 <런닝맨>의 주인공을 아이린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이린은 그냥 팬의 한명일 뿐이다. 그저 <런닝맨> 제작진은 그녀의 아이디어가 좋았기 때문에 기꺼이 이번 방송분으로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런닝맨>의 자세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런닝맨>이 얼마나 시청자들의 의견에 귀기울이는지 알려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의 모든 영화와 TV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지지와 성원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때때로 인기배우와 제작자들은 이 부분에서 착각하곤 한다. 자신들이 대중을 이끈다고 말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언제나 주도권은 대중에게 있는 법이다.
2010년 7월에 시작한 <런닝맨>이 국내는 물론이요, 아시아에서 크나큰 인기를 끄는 데는 이번 방송분에서 보여줬지만 시청자들 한명 한명의 의견을 소홀히 듣지 않고 수용하고자 애쓰는 그 자세에 있다고 본다.
더불어 단순히 채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팬이 게임을 제안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애쓰는지 그 마음과 자세를 이해하고자 했고, 그런 모습은 <런닝맨>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자 애쓰는지 이해하게끔 만들었다.
홍콩소녀 아이린의 아이디어를 채택하는데 끝내지 않고 한국으로 초빙해서 <런닝맨>이 어떻게 그녀의 아이디어대로 만들어지는지 보여주고 마지막에 그녀를 등장시킨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는 감동과 더불어 왜 <런닝맨>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지 보여주었다고 여겨진다.
<런닝맨> 멤버나 게스트로 초빙된 스타가 아니라 홍콩소녀 아이린을 스타로 만든 방송분은 <런닝맨>이 왜 인기 있고, 국내는 물론이요 아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끄는 지 그 이유를 보여준 에피소드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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