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닝맨’을 보면서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출연자들이 너무나 혹독한 고생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어제 ‘런닝맨’은 ‘빙상 이름표 떼기’가 소치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가정하에,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치러졌다.
김종국을 제외한 런닝맨팀과 김종국을 포함한 올스타팀이 함께 겨루었다. 첫 번째 라운드인 ‘릴레이 쇼트트랙’을 할때만 해도, ‘그냥 그런가 보다’했다. 그런데 매 게임마다 이긴 팀은 숙소에서 쉬고, 진팀은 벌칙을 수행했는데, 1라운드에서 패배한 올스타팀이 제대로 물이 나오지 않아 야외에서 맨손으로 찬물로 쌀을 씻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그런데 그건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2라운드는 집중력 강화라는 명목하에 ‘얼음 계곡 돌탑 쌓기’로 진행되었다. 출연자 모두가 맨발로 개천을 건너서 평상에 돌을 하나씩 릴레이로 쌓는 게임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은 겨울이다. 게다가 <런닝맨>이 이번에 게임을 진행한 곳은 모두 산골이다. 따라서 추위가 보통이 아닐 수가 없다. 맨발로 계곡물에 들어간 출연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비명을 지를 때는 웃음보다 인상이 써지지 않을 수 없었다.
2라운드에서 패배한 런닝맨팀은 찬물에 빨래를 해야했는데, 빨래를 널자마자 얼어버리는 상황에서 새삼 얼마나 추위가 대단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어제 <런닝맨>을 보면서 무엇을 위한 고생이었는지 새삼 제작진에 묻고 싶어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름표 떼기’가 동계올림픽에 정식종목에 채택될리는 없다. 그저 웃자고 한 설정이리라. 또한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만큼 모든 게임을 빙상위에서 한 것 역시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두 번째 라운드에서 굳이 얼음보다 더 차가운 계곡물에 참가자들이 발을 담그고 게임을 해야했는지, 벌칙으로 차가운 물에 손을 넣고 빨래를 해야했는지 등의 상황은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오늘날 예능이 독해진 것은 물론 안다. <1박 2일>의 경우엔 ‘복불복게임’을 통해서 야외취침을 하고 시청자들은 그런 상황을 보면서 웃는다.
어떤 이들은 또한 말한다. ‘만약 연예인들처럼 출연료와 인기를 챙길 수 있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그러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만약 제 3국의 난민이라면, 현재 당신이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지위를 부러워할 것이다.
모든 상황은 상대적이다. 나와 당신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또한 불만과 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런닝맨>을 비롯한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들 역시 사람이다. 물론 그들은 시청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빙상 이름표 떼기'라고 오보라고 밝혀지면서, 하하가 화를 내는 듯한 연기를 할때, 웃자고 한 설정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분노가 느껴졌다. 도대체 어제 <런닝맨> 출연자들의 고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그러나 최선이란 명목하에 이렇듯 의미없는 고생을 해야하는지 몹시 의문스럽다. 출연자가 얼음장보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서 괴로워서 비명을 지르는 것이 재밌는 상황일까? 얼핏봐도 고통스러울 것 같은 벌칙들이 과연 시청자에겐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일까?
만약 그런 상황을 보고 웃긴다면 우리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날 예능은 야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무척 힘든 것으로 안다. 가뜩이나 힘든데, 야외에서 이렇듯 진행된다면 무척이나 출연자들의 건강이 염려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린 출연자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런닝맨>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겨울에는 실내에서 게임을 해도 자칫 방심하면 쉽게 감기에 들 수 있다. 하물며 개천에 맨발로 들어가게 하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어제 <런닝맨>은 너무 재미를 추구하다보니 출연자들의 건강을 너무 소홀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부디 재미도 좋지만 출연자들을 좀 더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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