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녕하세요’에서 1등을 차지한 고민은 ‘요상한 삼각관계’였다. 이 고민은 언뜻 들으면 남녀관계의 삼각관계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고민거리였다. 바로 쌍둥이형제 사이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중 2때 크게 싸운 형제는 그 이후로 서로 말도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는 상황이었다. 당연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불편함과 고충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친구들은 둘중 한명을 선택해야하는 ‘시험’에 수시로 들어야만 했다.
부모님은 두 형제를 화해시켜보고자 여러 가지로 애썼으나 오히려 냉전의 골만 깊어질 뿐이었다. 사실 두 형제가 싸운 이유는 너무나 단순했다. 형이 다리를 다쳐서 깁스를 하게 되었는데, 동생은 같이 학원을 가는 길에 먼저 가서 양해를 구하려 했고, 형은 ‘부축 좀 해달라’라는 말을 동생이 듣지 못한 것을 오해하고 그만 얼굴을 때리고 말았다.
<안녕하세요>를 보다보면 종종 아무것도 아닌 작은 오해와 서운함이 쌓여서 몇 년때 대화가 없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등장하곤 했다. 그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인간관계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절감하게 된다.
만약 두 사람 중 한명이라도 서로 다른 이의 입장과 마음을 이해하려고 했다면? 이렇게까지 2년 동안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사연은 말벅지 여동생의 이야기도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여동생은 어린 시절 언니가 뚱뚱했던 시절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겠다’라는 결심으로 하루에 천개씩 줄넘기를 해왔고, 2년 전부턴 헬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알바를 하지 않는 평일엔 오전과 오후에 각각 세시간씩 총 6시간을 하고, 일을 하는 날엔 3시간씩 운동을 하는 그녀의 일과엔 그저 감탄사가 나올 뿐이었다. 그녀는 운동을 하는 게 너무 좋아서 트레이너의 길도 포기했다. 왜? 트레이너는 다른 사람의 운동을 봐줘야 하기 때문이다.
남자를 만날 때도 꼬박꼬박 운동시간부터 먼저 챙겼기에 당연한 결과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게스트인 김인권이 날카롭게 지적했지만 여동생은 너무나 ‘자기애’가 강한 인물이었다.
얼핏 보면 두 사연은 전혀 다른 사연같다. 그러나 바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 바로 ‘지나친 자기애’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중요하다. 자신을 소중히 하지 않으면 자존감이 떨어져서 무슨 일이든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자기애가 너무 강하면 다른 이를 전혀 생각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해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워 진다.
단순히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워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고 지내기가 너무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안녕하세요>에 나오는 이들만 그런 문제를 안고 있을까?
우린 인터넷과 SNS의 발달 그리고 스마트폰 덕분에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역으로 그 어느 시대보다 가장 외로운 시대가 되고 말았다.
<안녕하세요>에선 아무래도 고민자들의 숨은 속사연까지 소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동생의 경우도 인간관계에서 예전에 뭔가 큰 상처를 받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역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아마도 우린 자기애가 너무 강하게 된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상처받기를 두려워하고, 마음이 아니라 머리가 앞선 나머지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살게 된 건 아닐까?
두 형제의 화해를 재촉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고, 언니의 만류에도 죽을 때까지 운동하겠다는 여동생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동시에 ‘나도 저런 건 아닐까?’라고 홀로 고민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몹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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