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게 길을 묻다!

국뽕 유튜버 크리스 ‘소련여자’

朱雀 2019. 12. 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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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화제 유투버를 누굴 먼저 소개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크롬을 새로 고침 했고,어렵지 않게 ‘소련여자’ 채널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인기 유튜버 일 거다.

 

영국남자처럼 유명해지고 싶다고, 국뽕 유튜버가 되겠다고 말한 녀석(?)이다. ‘소련여자’는 우리가 가진 편견을 교묘히 비틀고 이용한다. 소련은 19911226일 해체되었다.

 '나다'는 '두둥탁'과 더불어 크리스의 시그니처 대사(?)다.

따라서 소련여자채널의 주인장인 크리스는 그 당시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댓글로 사람들이 공격하자, ‘니들은 헬조선 헬조선 하는데, 그럼 조선사람이냐?’라고 일침을 놨다.

 

매우 유쾌한 공격이었고, 이는 인스타를 비롯한 SNS 채널에서 짤방으로 여기저기 퍼 날러졌다.크리스는 한국화(?)가 그야말로 최적화되어 있다. 전형적인 자낳괴인 그는 대놓고 기업들의 광고를 구한다.

또한 특유의 병맛 유머로 홍보마저 볼거리로 만드는 괴력을 발휘한다. 크린토피아의 24시간 빨래방을 한국의 랜드마크라 뻔뻔하게 소개한다. 그것도 부족해서 빨래방의 세탁기를 가져가려는 제스처를 취하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폭소를 자아낸다.

 

러시아인들은 곰을 애완동물로 키우고, 나이프와 총을 휴대할 것이란 인터넷의 농담을 마치 진짜인 것 마냥 뻔뻔하게 늘어놓는다. 그뿐인가? 대놓고 현대차와 삼성 스마트폰을 찬양하고, 친구들에게 독도는 어디땅?’이라 물어보는 부분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감정을 자아낸다.

 

물론 (한국을 겨냥한) 외국인 유튜버들도 한국 음식을 먹으며 찬양하고, 24시간 편의점 등을 들면서 찬양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당연히 구독자수와 좋아요를 늘리기 위한 방법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 그들 역시 대놓고 한국찬양만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 호의적인 컨텐츠를 제작하기 쉽다. ? 구독자와 좋아요를 늘리고, 그래야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련여자가 재밌는 점은 아예 대놓고 국뽕 캐릭터라고 밝히기 때문이다.

고향에 가서도 기아차의 로고를 찾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 외치는 그의 모습은 웃기면서도 한편으론 뿌듯함(?)을 채워준다. 국뽕 유튜버로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그건 우리에게 오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한국은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90년대만 해도 중진국과 개도국이란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었다. 19세기말 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 전쟁까지. 한국은 격동의 터널을 지나왔고, ‘빨리빨리경제성장만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왔다.

 

2000년대를 넘으면서 경제성장이 고도화되고,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우리의 시선은 우리 자신에게로 쏠렸다. 사람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다른 이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경우가 대다수다. 하다못해 인터넷에서 악플을 쓰는 이들조차 그렇다.

 

미녀들의 수다비정상 회담은 그런 의미에서 특별하다. 외국인들의 시선에서 대한민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은 것이었다. 그건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일본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대만도 그렇다.

 

서구 유럽에 의해 강제 개항되고 경제 침탈을 당한 아시아권 국가들은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그런 서구 유럽 국가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다. 당시의 그들 눈엔 야만인으로 비쳤을 우리들이 이젠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그런 감정선을 건드리는 방송들이 나왔고, 외국인들도 그런 구석을 긁어주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비슷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소련여자의 크리스는 거기서 차이점을 만들어 낸다. 인터넷에 퍼져있는 각종 밈을 이용해서 그럴싸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다소 어설프지만 한국인의 민감한 곳을 푹 찌르고 들어오는 그의 촌철살인적 감각은 인기의 비결이다.

광고마저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그의 제작능력엔 그저 경의가 나올 뿐이다. 유튜버가 올바른 덕목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뛰어난 외모를 망가뜨릴 줄 알고, 위트와 재치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123일 기준 약 67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소련여자는 지난 731일에 첫 동영상이 올라온 것을 감안하면 불과 4개월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앞으로 어떤 발자취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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