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게 길을 묻다!

유교보이는 없다!

朱雀 2020. 11.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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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교보이’란 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유재석이 출연한 식스센스에서 거침없는 19금 입담을 보여주는 제시와 전소민 등에게 난감해하는 그의 모습은 대비를 이루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줬다.

 

유재석은 보수적인 면모를 보인다. 어떻게 보면? 그의 행보는 이해가 된다. 유재석은 어디에 치우쳐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행동 역시 중용적인 편이다. 따라서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비결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지점에지 의문이 떠올랐다. 과연 아직 한국에 유교적인 가치가 존재할까? 우리사회에서 유교가 유의미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가? 결론적으로 말해서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흔히 유교에서 중시 여긴다는 장유유서를 살펴보자.

 

우리 사회에선 출생 연도와 학교 입학 날짜 등을 따져서 선후배를 가린다.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데뷔날짜를 따져서 선후배를 가리는 건 매우 중요하다. 심지어 유치원생들조차 나이를 따진다. 과연 조선시대도 그랬을까?

 

오성과 한음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두 분께선 동갑이 아니다. 이항복과 이덕형 보다 다섯 살이 더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지냈다. 유학에선 나이 차이는 집안에선 중요했지만, 집밖에선 친구를 사귀는데 (나이 차이는)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 왜 우린 나이 차이를 따지는가? 그건 수직적인 군대문화에서 왔다.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기수와 서열을 따지는 군대 문화가 사회로 전파되었고 오늘날에 이른 것이 정설이다.

 

그뿐인가? 제사문화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방송에 밝혀졌지만, 홍동백서니 죠율이시는 원래 조선 시대엔 없는 말이었다. 그건 해방 이후 만들어진 조어들인데, 마치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전통처럼 이어졌다.

 

종가집조차 없는 이상한 제사문화를 우린 전통으로 오해하고 살아왔다. 우리 사회는 엄숙주의가 판을 친다. 비극적인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6개월 가량 예능 방송이 중단된 상황을 기억한다.

 

그때도 막장 드라마를 비롯한 다른 방송 프로그램은 그대로 방송되었다. 오직 예능만 중단됐다. 그건 묵시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웃고 떠드는 방송은 안된다라는 통념 때문이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서 유학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버렸다. 대신 군부독재로 인해 사회에 스며든 군대문화와 미국의 영향으로 인해 들어온 기독교 문화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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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보수는 그렇게 군대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의 청교도들은 당시 유럽의 상황을 참지 못하고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 청교도들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금욕주의자들이다. 따라서 미국 교회에 영향을 강하게 받은 한국 교회의 문화 역시 그럴 수밖에 없다.

 

-참고로 현재 개신교 신자는 약 968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카톨릭 교인은 약 586만명, 불교 신자는 약 761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유교보이는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현실에 유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교를 빙자한 군대문화와 기독교 문화 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보수는 단순히 오래된 가치가 아니다.

 

재래의 풍습과 전통을 중요시 여기는 거다. 그런데 한국에 남아있는 게 있는가? 앞서 지적했지만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겪으면서 훌륭한 전통문화는 사라졌다. 우린 새로운 문화를 쌓아 올려야 한다.

 

최근 뉴스를 보다가 성교육을 시키려던 교사들이 부모들의 항의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한 사건을 봤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10대 청소년의 성경험은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콘돔을 비롯한 피임법에 대한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성교육 자체를 터부시 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그저 답답할 뿐이다. 차라리 유교보이가 아니라 ‘청교도보이’가 어떨까 싶다(아님 ‘군대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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