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게 길을 묻다!

게임에서 그리스철학을 논하다니! ‘게임야화’

朱雀 2020. 11. 12. 13:00
728x90
반응형

'게임야화' 33화 캡처

최근 ‘게임야화’에선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그리스 역사와 유명한 인물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에겐 영화 ‘300’으로 익숙한 레오니다스가 그 대표격이었다.

 

지난 10일 올라온 4편에선 무려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했다. 먼저 이야기한 건 알키비아데스였다. 알키비아데스는 논란의 인물이다. 그는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벌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활약해서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소크라테스는 너무나 뛰어난 이 젊은이를 제자로 삼았다. 게임에서 알키비아데스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랑에 빠지는 난봉꾼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박재욱 교수와 임용한 박사는 호모포비아, 즉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는 거라 평가한다.

 

고대 그리스에선 동성애가 흔했다. 그런데 그런 동성애에 규칙이 있는 줄은 몰랐다. 20~30대 남자와 청소년이 그런 관계를 맺는데, 이는 단순히 육체적 관계가 아니라 스승과 제자처럼 가르치고, 아직 미숙한 이가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이었단다. 거기에 육체적 관계까지 더해지고.

 

다만 이제 청소년이 커서 수염이 날 정도가 되면, 이제 연인이 아니라 친구가 된단다. 오늘날의 우리로선 이해하기 어렵지만, 고대 그리스에선 그랬다니. ‘그런가 보다’ 할뿐이다. 임용한 박사의 알키비아데스에 대한 묘사가 걸작이었다!

 

오늘날 영앤리치의 재벌 2세처럼, 당당하고 똑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이가 알키비아데스라고.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이 연기한 까칠한 재벌 2세 김주원이 더 비슷한 이미지라니.

 

방송을 보면서, 박재욱 교수가 소크라테스가 당시 했던 행동을 도를 아십니까?’에 비유한 대목은 정말 빵 터졌다.길거리를 지나다면서, ‘진리를 아십니까?’를 묻고, 만약 안다란 대답이 나오면, 그 사람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서 결국엔 저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대답이 나오게끔 만드는.

 

어떤 면에서 당시 아테네 사람들의 고충(?)도 느껴진다. 기껏 자신이 알던 지식체계를 무너뜨려놓고, 정작 답변이나 대안은 주지 않는다. 결국 하는 말이라곤 우리 함께 찾아봅시다란 수준이니.

 

그렇지만, 전제를 비판적 검토를 계속해서 발전하는 방법은 오늘날 서양학문의 출발점이란다. 우리는 결국 소크라테스가 차려놓은 체스판 위에서 체스를 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란 식의 표현은 매우 의미심장했다.

 

또한 서양 사상의 두 축인 헤브라이즘과 헬라니즘은 서로 반목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게 만드는 존재(?)라는 대목이 신선했다. 헤브라이즘에선 인간은 원죄를 지닌 존재다. 숨만 쉬어도 죄를 짓는다(?).

 

중세를 암흑기라 부르는 건 어떤 의미에선 당연하다. 서양인들이 르네상스를 일으킨 건, 자유로웠던 그리스 로마 시절을 떠올리면서 가능했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의 헬레니즘 역시 문제가 있다. 뭐든지 극단적으로 흐르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의미에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라 할만하다.

 

불과 20분 도 안 되는 방송에서 이토록 깊고 철학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다니. 그것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떠오른다. 부디 ‘게임야화’가 많이 알려져서 많은 이들이 보다 쉽고 재밌게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허준의 말처럼 지력을 상승시켜주는 방송임에 분명하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