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의 놀라운 연기력 진화!, 미남이시네요

<미남이시네요>에서 현재 유이는 국민요정 유헤이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이의 연기력에 대해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럴것이 유이는 준비된 연기자라기 보다는 최근의 인기에 묻어가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제 방송을 보면서 그런 내 생각에 문제가 있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유이는 조금씩이긴 했지만 드라마에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어제 방송된 <미남이시네요> 7화의 오프닝은 고미남(박신혜)가 ‘남자’라는 사실을 폭로하려는 유헤이의 입을 황태경(장근석)이 틀어막으면서 시작했다. 6화때와 달리 7화에선 두 사람의 입술이 일정 거리이상 벌어져 있음을 보여줘 시작부터 코믹함을 느끼게 했다.

장면이 전환되면 유헤이는 황태경의 느닷없는 돌발행동에 화를 낸다. 황태경은 ‘연인인 척’하자는 제의를 받아들였을 뿐이라며 특유의 뻔뻔스러움을 내세운다. 황태경이 사라지자 유헤이는 ‘‘척’이 아나라 진짜 연인이 되고 싶었는데...‘라는 식의 혼잣말을 내뱉는다. 이때 유이의 얼굴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내지 못하는 공주님의 표정을 리얼하게 그려낸다.

"황태경, 황태대가리. 처음엔 척하자고 한 거 아닌데...'라며 자신의 속마음을 혼잣말로 털어놓는 유헤이. 유이의 미묘한 심리가 제법 잘 드러난 표정과 연기였다.

유헤이는 자신의 시사회장에 찾아온 황태경을 향해 연인에게 하듯 진심어린 미소를 보내고, 둘이 있을 때는 틱틱거리지만, 황태경이 고미남과 함께 시골로 가자 따라가서 데려올 정도로 서슴없이 애정을 드러낸다.

7화에서 유이의 연기력이 빛난 순간은 고미남에게 ‘오빠와의 시간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하는 장면이었다. 아직 자신이 그의 정체를 안다는 사실을 숨기고, 상냥하게 굴면서 경계하는 모습은 연적을 대하는 그녀의 미묘한 심리를 제법 잘 드러낸 것이었다.

물론 아직까지 유이의 연기력은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녀의 발성과 표정은 어설프며, 배워야 할 것이 많다. 그러나 유이는 조금씩 연기가 발전하고 있다. 또한 ‘국민요정’으로 불리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은 싸가지 없고 자신 밖에 모르는 아이돌스타라는 설정은 왠지 그녀의 이미지에 잘 맞는다.

아마도 그녀의 우월한 외모조건과 인지도 등이 그런 효과를 내는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약간 어설프긴 하지만, 약간 오버된 유이의 연기는 <미남이시네요>라는 드라마의 컨셉에 잘 부합한다. ‘순정만화’를 그대로 영상화한 듯한 <미남이시네요>는 전반적으로 출연진의 연기가 다소 오버된 느낌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유이는 어떤 의미에선 가수보다 연기자가 더 잘 맞지 않나 싶다. 우선 그녀의 외모가 그렇다. 이전에 <선덕여왕>에서 어린 미실역으로 출연한 그녀의 얼굴은 ‘고현정이 어렸을 때 모습’이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싱크로율 100%였다.

신체조건으로 따지면 어떤 면에선 유이가 고현정보다 유리하다. 그녀는 청순한 얼굴에 우월한 신체를 지녔기 때문이다. <선덕여왕>에서 몇 마디 없던 대사는 겨우 두 번째 출연작인 <미남이시네요>에선 엄청나게 늘어나버렸다.

물론 <미남이시네요>에서 유이는 조연이상은 아니다. 그저 갈등을 위한 하나의 장치에 불과하다. 그러나 역할상 큰 부담이 없고, 장근석과 박신혜 같은 주연들의 연기를 보면서 배울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 있다. 지금처럼 작지만 착실하게 발전해나간다면 10년후엔 유이가 고현정이나 이영애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초창기 이영애를 떠올려보면 알겠지만, 당시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는 드라마에 맞지 않았고 연기도 어설펐다. 그러나 계속되는 출연과 본인의 노력으로 오늘날 이영애는 국내 여배우를 대표할만한 위치에 올랐다.

유이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착실히 밟아간다면 미래엔 이영애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사람이 자리를 만들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니깐 말이다. <선덕여왕>과 <우결>을 지나 <미남이시네요>에서 자신의 연기적 재능을 피워가는 유이가 과연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그저 흥미롭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