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불편한 <강심장>의 포토 개그

朱雀 2009. 12. 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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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심장>은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꾸며진 탓일까? 아님 우리에게 감동만 전달해주는 가수 김장훈이 출연한 탓일까? 어제 방송된 <강심장>은 전반적으로 내용이 무난했다. 특히 좌석의 가격차로 자신의 공연을 찾은 관객들에게 보다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애쓴 김장훈의 마음씀씀이가 여실히 드러나 보기 좋았다.

또한 퍼포먼스를 위해 애쓰는 그가 실은 와이어를 타고 2층 객석으로 날아간 것을 한 팬이 자살을 포기했다는 말을 듣고 시작했음을 알고 감격했다. 국내 이공계열의 진학률이 떨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분개해, 나름 '국가성장동력 7'을 정해놓고 로봇을 구하기 위해 카이스트로 무작정 달려가 관련 과학자와 심지어 산자부까지 찾아가 결국 승낙을 얻어낸 그의 일화는 투철한 의지와 단순히 공연을 넘어 나라의 미래까지 걱정하는 한 대인배 가수의 멋진 일면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단 한가지 눈에 밟히는 부분이 있었다. 이미 다른 네티즌들도 지적한 사항이지만, 이특을 비롯한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출연게스트들의 굴욕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일명 '포토 강심장').


이특-신동-은혁이 싸이의 춤을 따라추면서 개그를 선보이는 부분은 얼마나 그들이 노력하고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애쓰는지 잘 보이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게스트들에게 굴욕감을 주는 과거 사진 공개는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장훈은 단발머리 시절 사진이, 태연은 엽기 사진 등이 차례로 <강심장>을 통해 공개되었다. 심지어 강호동은 ‘출연게스트들과 전혀 동의가 없었다’라는멘트를 하며 재미를 유도했다.

가뜩이나 마땅찮은 굴욕사진이 강호동의 말을 들으며 더욱 불쾌하게 다가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사진에 민감하다. 그래서 좀더 예쁘거나 잘 나오기를 바란다.

게다가 <강심장>에 출연한 이들은 대다수가 연예인들이다. 그들에게 이미지는 생명이다. 그런 그들의 굴욕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단순히 웃음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해당연예인에게 굴욕감과 더불어 연예생명을 좀 먹을 수 있다.


생각해보라! <강심장>은 출연 게스트 때문에 언론과 네티즌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는 프로다. 거기서 특정 연예인의 사진이 나오면 바로 인터넷을 타고 대량소비된다. 그 과정에서 별의별 이야기가 나오게 마련이고, 개중에는 해당 연예인의 귀에 거슬릴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상당수 나온다(이른바 인신공격적인 이야기들).

아닌말로 <강심장> 제작진측은 해당 연예인의 굴욕사진을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라는 이유로 소개만 할뿐, 어떤 책임도 뒷마무리도 지지 않는다. 게스트로 초청된 연예인에게 사전양해없이 했다는 이야기는 그들의 인격을 무시하고, 철저하게 시청율을 노렸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부디 <강심장>의 제작진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포토코너는 다른 코너로 바꾸거나, 만약 어렵다면 해당 연예인의 사전양해를 얻었으면 한다.

소녀시대의 태연이나 김장훈이 사진을 보고 바로 부순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출연한 연예인들이 굴욕사진을 부순것은 단순히 기분이 나쁜 정도의 차원이 아니라고 본다. 웃음도 좋고 재미도 좋지만, 최소한의 선은 지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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