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하자. 너한테 묻고 싶은 말. 너한테 듣고 싶은 말. 너한테 하고 싶은 말. 너 붙들고 몇날 며칠 밤이라도 세고 싶지만, 살아가면서 천천히 하자. 나 이제부터 너 매일매일 볼거야. 매일매일 찾아가서. 매일매일 이야기하고, 매일매일 네 이야기 들을 거야. 지난 8년간 난 어떻게 살았는지, 넌 어떻게 살았는지. 넌 왜 그리 황당하게 떠났는지. 난 무엇으로 살았는지, 넌 무엇으로 살았는지.
아! 최근 드라마를 보면서 이토록 달콤하고 진솔하며 매력적인 남자의 고백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난 6화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여심을 사로 잡았던 고수는 이번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고백신공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자신의 포로로 사로 잡았다.
사슴 같이 맑은 눈동자에 이슬 같은 눈물을 그렁그렁 맺힌 채, 그가 뱉어내는 대사들은 남자인 나마저 사로잡을 만큼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현실의 한예슬이라도 아마 반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가 한예슬이 일하는 까페 유리창에 고수가 붙여 놓은 데이트 신청포스터는 또 어떠했는가?
스스로를 완전멋진 차강진이라 하고, 추신 나올때까지 기다리겠음(아쉬운 건 내레이션은 맞는데, 정작 포스터에는 '나올때지'로 적혀있어서 좀 아쉬웠다--). 안나오면 울지도 모름. 이란 문구는 정말 그 톡톡튀는 재치에 보는 이로 하여금 입가에 웃음을 머금을 수 밖에 없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실로 <러브 액츄얼리>이후로 이렇게 종이에 문구를 적어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의 이벤트를 본 건 처음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근데 멋진 남자 고수의 매력발산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버린 줄 알았어요.
이불사러 갔었어. 너 올때까지 여기서 먹고 자려고. 하나도 안 변했구나. 못생긴 건 하나도 안 변했어.
자기는 뭐 그리 잘 생긴 줄 아나?
너 뭐라 그랬어? 크게 말해봐.
어차피 뭐 피장파장인 것 같은데.
내 얼굴 똑바로 보고 말해. 궁시렁 거리지 말고. 뭐?
못 생긴 건 피장파장이라고요. 사돈남말하지 말라고요. 넌 뭐 잘생긴 줄 아냐?
잘 생겼지 난. 나처럼 잘 생기고 멋진 남자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하하하. 예쁘다. 한지완. 너 진짜 예뻐.
한 시간 넘게 한예슬을 기다린 고수는 그렇게 터프한 장난을 치며, 그동안의 회포를 푼다. 그런데 이 남자 재치도 있고 터프함까지 갖춘 줄은 알았는데, 귀엽기까지 하다.
한예슬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게된 고수는 주문을 하는 내내 그녀의 얼굴을 슬쩍슬쩍 훔쳐보는 장난(?)을 친다. 아마 거기엔 장난도 반쯤 섞여있고, 8년만에 보는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설레임도 있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에>를 보고 있노라면 고수가 보여주는 팔색조 매력에 남성인 나마저도 반할 지경이다. 그만큼 고수가 연기하는 차강진이란 캐릭터는 남자에게도 매력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일에 철저하며 부하를 챙기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사랑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그런 남자 말이다.
고수가 <크리스마스에>에서 연기하는 차강진이란 캐릭터는 양파같다. 껍질을 벗겨도 계속 껍질이 계속 나오는 양파처럼, 고수의 매력은 끝없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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