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5시 30분! <러브스위치>의 녹화현장을 찾아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 내려 tvN을 찾아갔다. 도착해보니 현장에는 수많은 기자들과 방청객들이 <러브스위치>의 두 엠씨인 이경규-신동엽 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진행자를 처음 본 소감은 ‘TV와 똑같다’라는 생각 뿐이었다. 이경규씨야 <일밤>을 통해 너무나 오랫동안 봐왔고, 신동엽씨도 예전부터 지금까지 워낙 다양한 연예관련 프로에서 얼굴을 봐온 탓인지 보는 순간 아는 척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두 진행자는 TV와 마찬가지로 시종일관 여유 넘치고 유머를 섞어 기자들과 방청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오는 3월 15일 밤 11시, tvN에서 방송될 예정인 <러브스위치>는 전 세계 10여국에서 동일한 포맷으로 방송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테이크 미 아웃>의 국내판이다.
일반 데이트 프로와 달리 <러브 스위치>에는 쇼핑몰 사장-연기자-모델부터 평범한 대학생까지 30여명의 싱글녀들와 한명의 남성이 벌이는 살벌한 사랑게임이다. 처음에는 스튜디오에 등장한 남성의 외모만을 놓고 30여명의 여성들은 선택을 한다. 그리고 예스를 누른 여성들이 2차로 남성에 관한 소개가 나오는 동안 다시 한번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만약 2차에서도 남성을 선택한 여성들이 남아있으면 마지막으로 3차로 남성이 준비한 마지막 다양한 퍼포먼스로 어필하게 된다. 그리고 3차에서도 몇 명의 여성들이 남아있으면 이번에는 남성에게 선택권이 주어져 한명의 여성이 남을 때까지 한명씩 탈락시키게 된다.
얼핏 포맷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남성에게는 살벌하게 살떨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경규씨도 지적했지만, 여성은 혼자서 여러 남성이 있는 곳에 갈 수 있지만, 반대로 남성은 혼자서 절대 여성들이 있는 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게다가 케이블 방송이고, 연기자등을 목표로 하는 여성 출연자들도 있기 때문에 방송의 강도는 상당히 세다. 그녀들은 각자 기준치에 남성이 미치지 못할 경우 부저를 누르고, 최악의 경우 외모만 보고 선택하는 1차 선택에서 남성이 탈락하는 수모를 겪을 수도 있다.
서바이벌 방식이기 때문에 출연 남성은 물론 시청자들 역시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지만, 역으로 1차는 외모, 2차 역시 녹화영상에서 재력이나 특징을 놓고 바로 부저를 누르는 여성들이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였다.
물론 여성들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가령 남자가 연상을 좋아한다고 하면 해당 남성보다 연하일 경우 부저를 누를 수 밖에 없고, 남자가 너무 부지런하고 깨끗하면 자신에게 그런 가치관을 요구할 까봐 일단 부저를 누르게 된다.
게다가 최근은 모두들 튀는 개성이 용인되는 분위기다 보니 ‘엉덩이가 쳐졌다’ ‘뱃살이 나왔다’ ‘힘줄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라는 식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빨간 불이 켜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러브스위치>는 이경규-신동엽씨가 밝혔지만 오늘날 우리 시대의 여성관의 가치관을 볼 수 있는 동시에 외모지상주의-학벌주의 등 우리의 적나라한 모습을 날것으로 보여주는 방송이 될 수 있다.
하여 <미수다>의 ‘루저파문’처럼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이슈가 나올 가능성도 상당히 커보인다. 아무래도 케이블 방송이다보니 재미와 시청률을 공중파보다 쫓을 수 밖에 없지만, 동시에 케이블 이기 때문에 과감해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러브스위치>는 이경규씨가 말했지만 현재 국내에 나와있는 예능 프로중에서 ‘가장 센’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이상의 리얼리티 쇼는 우리의 정서를 반하기 때문에 비난과 함께 퇴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보인다. 그렇다해도 <러브 스위치>역시 컨셉 자체가 너무 솔직하기 때문에 외모나 기타 특징을 가지고 출연 남성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보였다.
다행히 필자가 본 녹화분에서는 이경규-신동엽 두 엠씨는 최대한 재밌게 진행하면서도 여성 출연자들에게 너무 외모나 특정 조건만 가지고 빨간불을 누르지 않도록 종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따라서 단순히 '자극적이다'라고 보기엔 한계가 있을 듯 싶다.
또한 신동엽은 30여명의 싱글녀들에게 다가가 그녀들에게 호감도와 가치관등을 묻고, 이경규는 출연남성의 곁에서 여러 가지 조언과 장점을 부각시키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하고 있었다.
두 엠씨의 호흡은 확실히 오래된 방송경력과 연륜 탓인지 편안하고 능숙하고 세련되며 확실히 ‘웃겼다’. 또한 여성 출연자들의 거침없는 발언을 들으면서 새삼 ‘개성시대’고 여성들의 인권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러브스위치>의 방송분을 본 것이 아니라, 녹화현장의 일부를 본 것이라 실제 방송분에서는 다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러브스위치>는 서두에 밝혔지만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의 미팅 방식으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젊은 남녀들의 다양한 가치관을 날것으로 노출시킬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두 엠씨와 제작진이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미수다>의 ‘루저논란’에 버금가는 위험한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허나 수위만 잘 조절하고 두 엠씨가 잘 이끌어 간다면 재미와 동시에 우리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예능 프로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과연 <러브스위치>는 시청자들에게 빨간 불을 받을까? 아님 마지막까지 흰색으로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될까? tvN에선 <롤러코스터> <화성인 바이러스>처럼 자사를 대표하는 방송 프로가 되길 바라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 궁금하다.
오는 3월 15일 밤 11시 케이블 방송계에 <러브스위치>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몹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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