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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62

이것이 진정한 한국형 팩션이다! ‘뿌리 깊은 나무’

필자는 이전에 로마사를 다룬 소설 를 읽으면서 ‘아직 우리나라에선 진정희 의미의 팩션이 없다’고 한탄한 적이 있었다. 정정한다. 필자가 틀렸다! 국내에도 멋진 작품이 있었다. 바로 으로 잘 알려진 이정명 작가의 다! 필자는 무지하게도 국내에 출간된 소설들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한탄했다. 단 이틀 만에 필자는 에 함몰되어 읽고 생각하기를 반복했다. 오랜만에 침식을 잊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독서했다. 두 권이란 분량에도 불구하고, 장편소설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초단편소설’을 읽은 느낌이 들 정도로 책의 구성은 chacha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마치 정식을 생각하고 음식을 먹었는데 초콜릿 한조각을 먹은 기분이랄까?- 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글창제)하기 7일전의 이야기를 담은 ..

서울 시민에게도 정겨운 고향풍경이 있었다? ‘골목안 풍경 전집’

단상 하나: 어린 시절, 시골에서 올라온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부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수박서리를 하고, 과수원의 나무며, 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이야기속의 시골고향은 그 자체로 낭만적이었다. 하여 회색빛 도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만 살아온 나로선 그들의 이야기가 못내 부러웠다. 나에겐 평생을 추억을 그런 낭만적인 고향이 없으니까. 그건 30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있어서 서울의 좁은 골목길은 반드시 떠나거나 극복해야 될 대상이었지, 아련한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없었다. 누군가 나에게 ‘고향이 어디에요?’ 그러면, ‘서울입니다’라고 괜히 머쓱해하며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단상 둘: 어린 시절보다 나아졌지만, 초등학교때 숙제나 체험 때문에 미술관에 가는 게 제일 싫었다. 세기의 명..

가을비를 홀딱 맞으며 둘레길을 걸은 사연

며칠 전이었다. 집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한가로움을 맛보고 있었다. 문득 핸드폰의 진동음이 들렸다. “여! 웬일이냐? 늘 바쁜 분께서?” “저기... 내일 시간되세요?” “나야. 늘 한가하지.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진행하는 행사에 취재하러 나와달라는 부탁이었다. 산행이라 조금 귀찮긴 했지만, 취지가 마음에 들어서 그냥 가기로 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행사장이 도봉산이라 집에서 지하철로 몇 정거장이 되질 않아서 여유 있게 도착했다. 그러나 워낙 도봉산에 가보질 않은 탓에 행사장을 찾지 못해 10분 정도 헤맸다. 누구랑 같이 가지 않았기에 다행이지, 함께 갔으면 많이 혼날 상황이었다. -_-;;; 행사장에 도착하니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가을비는 추적추적 오지, 날씨도 갑자기 ..

리뷰/낙서장 2011.10.17

민주주의가 외상이라굽쇼? ‘후불제 민주주의’

어린 시절,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맛나는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외상이요~’ 그럼 구멍가게 주인께선 ‘알았다’라고 하시면서, 장부에 기입하곤 했다. 지금 서울에선 상상조차 어려운 풍경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그게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그래서 가게 주인이 바뀔 때면, 외상 장부를 다시 점검하거나, 이사하는 집에서 그동안 밀린 외상을 한꺼번에 계산하는 ‘지금 보면 신기한 광경’이 벌어지곤 했다. 필자가 갑자기 ‘외상’을 이야기한 것은, 유시민의 저서 때문이다. 유시민 씨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후불제를 말했다. 그런데 이것마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말인 것 같아, 외상을 들고 나왔다. 요즘처럼 외상을 볼 수 없는 사회에서 외상 운운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말일까? 많은 이들이 ..

왜 베스트셀러였는지 이해할 수 없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과대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전에 베스트셀러를 읽고 실망한 기억이 많아서, 오히려 베스트셀러는 기피한다는 게 맞을 것 같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라는 말이 제일 잘 맞는 것 중 하나가 베스트셀러라고 본다. 많은 이들이 찾지만, 정작 보면 별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근데 최근에 제목 때문에 부쩍 호기심이 가는 작품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었다. 그러나 최근 읽고 있는 책이 폭주하는 상황에서 소설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음 책 코너를 매일같이 갱신되고, 거기서 소개되는 신간이나 책소개를 읽으면서 북 리스트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몇 트럭분이 되기 때문이다. 근데 얼마 전 동생이 를 사서 집에 놓았다. 잠시 읽던 책들이 끝나는 사..

중식 요리집에서 감격한 이유, ‘진첸’

1년에 몇 차례 만나는 친구들이 있다. 나이가 비슷한 것도 아니요, 특별히 학연-지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취미가 같아서 모이다보니 어느새 마치 친구처럼 부정기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중 총무 역할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엄청난 미식가다! ‘이번에 어디서 모이자’ 그러면 우린 군말 없이 그곳으로 향한다. 여태까지 수십차례 모임을 가졌지만, 한 번도 실망한 탓이 없는 탓이었다. 그 친구가 이번에 모임을 잡은 곳은 압구정 로데오거리 한복판에 있는 곳이었다. “야! 거기 너무 비싸지 않냐?”라고 반문할 수 있었지만, 그 친구가 제시한 가격이 의외로 합리적이어서 별 부담 없이 갈 수 있었다. 약속 당일이 되어 함께 ‘진첸’이란 곳을 가니, 입구부터 ‘나! 중화요리집이야!’라고 반문하는 것 같았다...

리뷰/맛기행 2011.10.03

거부할 수 없는 하모회의 매력, ‘해도일식’

지난주부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친한 친구 중에 한명이 얼마전에 폭탄선언을 했다. 녀석은 잘 다니던 괜찮은 직장을 관두었다. 이유는 ‘가슴이 설레지 않는다’였다. 우린 녀석을 당연히 말렸다. ‘가슴 설레는 일을 찾긴 쉽지 않다’ ‘안정된 직장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등등. 그러나 녀석은 막무가내였고, 결국 뜻대로 관두었다. 직장을 관둔 것도 빅뉴스였지만, ‘1년간 세계여행을 다니겠다’고 한 이야기는 더욱 머리를 ‘댕’하고 울렸다. 20대도 아니고 30대 초반도 아닌 나이에 세계여행을 훌쩍 떠나겠다니...너무나 부러웠다. 새삼 친구지만 다시 보게 되었다. ‘나라면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몇주 혹은 몇 달은 모르겠지만, 년단위로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상상조차..

리뷰/맛기행 2011.09.23

무리한 창조론, 그러나 읽을 수 밖에 없는 ‘격을 파하라’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싫어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인물이 성공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가 ‘성공비법’을 알고 있다거나, 열심히 해서가 아니다. 그를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과 그 자신의 혼신어린 노력 그리고 뜻밖의 행운 같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성공’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한 인물의 성공비결에 대해 과도하게 단순화 시킴으로써 독자가 인물의 성공배경과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인물’에게만 과도하게 집중하는 오류를 가져오기 쉽다. 따라서 는 제목만 보고도 별로 좋은 느낌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대한민국 NO.1 크리에이터 송창의의 파격적인 창의창조론’이란 부제는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목차를..

인터넷의 10년후 미래는? ‘구글 이후의 세계’

인간은 몹시나 불합리한 존재다. 당장 내일일을 알지도 못하면서, 우린 10년후, 100년 후의 미래에 대해 몹시도 궁금해 한다. 그런 욕구는 나날이 커져서 ‘10년 후엔 지구가 멸망할 것이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한 인물이, 다음날엔 교통사고로 자신이 먼저 멸망하는 기적(?)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는 끊임없이 과거와 현재를 고찰하고 통찰력을 발휘해서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하게 만들고, 결국엔 미래예측을 통해 준비를 하게 되니, 예언의 틀리고 맞음을 떠나서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는 실로 놀라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제프리 스티벨은 뇌에 주목하는 천재 IT 기업가다. 브라운 대학에서 인지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MIT 슬로언 경영..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을 찾아가다!

예전에 여자친구가 말한 단팥죽집이 있었다. 그녀는 몇해전인가 가물가물한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어느 거리를 갔고 그곳에서 유명한 팥죽을 맛보았다고 했다. 그런데 너무나 맛이 좋아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고 종종 말하고 했다.  그러나 정확히 그곳이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그래서 아쉬웠다. ‘그녀에게 추억을 돌려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하고 말이다. 그런데 인간의 인연이란게 재밌어서 의외의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사실 내가 삼청동에서 가려고 했던 집은 다른 곳이었다. ‘어린왕자 까페’로 어린왕자를 연상시키는 벽화와 인테리어가 멋진 곳이었다. 그곳을 찾기 위해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은 그냥 길찾기를 위한 이정표로 삼았다.  근데 삼청동 거리를 걸어서 들어가니, 그녀가 펄쩍펄쩍 뛰었..

리뷰/맛기행 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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