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간의 조건’은 여성멤버들이 ‘화학제품 없이 살기’에 도전중이다. 여자인 그녀로서는 사실 매우 가혹한 조건이다. 일단 방송을 해야하는 그들에게 필수품인 화장품이 모두 화학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현재 여성 멤버들은 거의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카메라에 나오고 있다. 그녀들의 고군분투기는 어떤 면에선 웃음도 나오지만, 어떤 면에선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들의 ‘화학제품 쓰지 않기’는 동시에 화학제품으로 둘러쌓인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끔 만든다. 우린 흔히 화장품을 사서 쓰는 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엔 스킨과 로션은 기본중에 기본이고, 수분크림이니 아이크림이니 해서 그 위에 계속해서 쓰는 게 너무나 일반적이다.
그런데 여성 멤버들은 천연 스킨과 로션만 바르고 잤는데, 너무나 촉촉한 자신의 피부를 경험하게 된다. 동시에 저도 모르게 빨대를 쓴 김지민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편리한 화학제품에 익숙해졌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김지민은 화학제품을 쓰지 않기 위해서 편의점에서 고구마를 사면서 비닐봉지를 비롯한 포장지 없이 들고오고, 커피전문점에선 텀블러에 담았다. 그러나 그런 그녀도 잠시 방심한 사이 빨대를 들고 말았다.
환경부까지 가서 환경호르몬과 파라벤과 프탈레이트에 대해서 공부하는 박소영과 박지선을 보면서 새삼 ‘아는 게 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성들이 무심코 쓰는 매니큐어에 들어있는 프탈레이트가 몸에는 물론 2세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에선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은 온통 화학제품이다. 현대인이 각종 질병에 걸리는 것은 그런 화학제품과 연관성이 없지 않을까? 천연샴푸로 머리를 감으면서 김숙은 샴푸가 눈에 들어가도 전혀 따갑지 않은 사실을 접하곤 놀라워 한다.
김신영이 심진화-김원효 부부네에 가서 식초와 흑설탕만으로 욕실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박지선이 달걀 껍질만으로 병을 깨끗하게 씻는 과정을 보면서 ‘우린 너무 편리함에 익숙하지 않았나?’라고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
욕실용 세제를 써서 청소를 하면 물론 매우 편리하고 쉽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오는 독한 냄새와 공기는 하루 종일 환풍기를 돌리게 만든다. 게다가 그런 독한 세제가 하수도를 따라서 내려가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데 까지 생각이 미치면 그야말로 아찔해 진다.
물론 우린 바쁘고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화학제품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들도 있다. 가령 플라스틱 반찬통은 안 쓸래야 안쓸수가 없다. 그러나 열을 가하면 환경호르몬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면 주의를 하게 되지 않을까?
<인간의 조건>을 보면서 천연 세제와 샴푸 그리고 비누 등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건강과 환경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물론 화학제품이 무조건 나쁘고 천연제품이 좋다는 막연한 생각은 위험하다. 그리고 천연제품이 대체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 게다가 천연제품이 너무 비싸서 살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천연제품은 특성상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적은 수량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요는 ‘어떻게 화학제품을 적게 쓰고 환경오염을 덜 시킬까?’일 것이다.
여섯 멤버들의 좌충우돌 고군분투기는 웃음 가운데서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 훌륭한 방송분이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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