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한 박사의 ‘사기뒤집기’를 보면서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 주인공의 예양이였다. 얼핏 보면 그는 멋진 사나이다. 자신이 모셨던 지백이 조양자에게 죽자, 복수를 위해 얼굴에 옻칠을 하고 숯까지 삼켰다. 나이를 먹고 나서야 그의 복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양이 조양자에게 복수를 하려는 건 순전히 개인적인 ‘의리’ 때문이었다. 조양자도 지백도 흔히 말하는 훌륭한 정치인은 아니었다. 자신의 권력을 늘리기 위해 다른 유력 귀족을 공격하는 이가 훌륭한 인물일 수 없다. 예양은 번번히 실패했다. 조양자의 저택 화장실에 숨었지만, 이내 들켰다. 여기서 조양자는 놀라운 배포를 보여준다. 자신을 죽이러 온 인물을 그냥 놔준 거다. 여기서 포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예양은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변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