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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11

왜 지금 ‘레미제라블’인가?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필자 역시 대선이 끝난 이후로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져 있었다. 나오느니 한숨이요, 눈물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보내고 한 지인으로부터 영화 을 추천받았다. 영화를 보았고 결말부에 한줄기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연극 레미제라블을 보러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잘 아는 이가 출연한 탓도 있었지만, 영화와 다른 느낌을 연극으로 통해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 은 뮤지컬 형식을 취하고 있고, 휴 잭맨-러셀 크로우-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같은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따라서 영화가 전해주고자 애쓰는 메시지가 그런 화려한 출연진에 조금 가리는 면도 있다. 그러나 연글 은 조금 다르다! 연극은 영화처럼 사람의 마음을 일부러..

인도여행의 충동을 일으키는 ‘인디아블로그’

인도. 나에겐 참으로 막연한 이름의 나라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규모 (약 11억 5천만명)를 자랑하며, 2050년경에는 출산율 덕분에 중국을 넘어서서 인구강국이자 경제강국으로 우뚝 설 나라로 일부 서구유럽학자들은 점치기도 한다. 비폭력무저항주의의 간디와 네루 수상 그리고 시인 타고르 정도가 내가 아는 인도 인물의 전부다. 아! 그리고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많은 기술자들이 진출할 정도로 IT강국. 그러나 동시에 아직까지 힌두교를 비롯한 종교적 관습이 강하고, 21세기인 현재까지 카스트 제도가 남아있는 나라. 물론 블로그를 비롯한 인터넷을 통해 간간히 듣는 소식은 ‘인도’를 여전히 신비의 나라로 상상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에서 말하는 것처럼, 소똥과 개똥이 길바닥을 잠식하는 ‘더러움’과 강도에게 ..

마음을 아프게 하는 연극, ‘명퇴와 노가리’

지난 17일 연극 를 보기 위해 대학로로 나섰다. 그리고 를 보는 내내 깊은 상념에 빠졌다. 는 제목을 보는 순간 알겠지만, 우리 시대의 명퇴자의 긴 하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명예퇴직한 나삼남씨는 오늘도 고달픈 하루살이 중이다. 그는 명퇴한 이래 안방에서 쫓겨나 소파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 백수인 아들 방에서 자고자 기웃거렸으나 거부당했고, 졸업을 앞둔 딸방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의 집에서 잘 곳이 없어 소파에서 자는 ‘노숙인 아닌 노숙인’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러나 그는 집안의 가훈인 ‘가화만사성’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한다. 그 사이 강도를 하러 온 같은 처지의 명퇴자와 친해지고, 못된 계획(?)을 짜는 아들의 감싸는 등. 비록 가장으로서 권위는 잃었지만 아버지의 도..

된장찌개의 맛, '마누래꽃동산'

지난 12일 오후 3시, 신사역 근처에 위치한 강남동양아트홀에선 이 공연되었다. 나 주작은 꽤 편안한 객석에 앉아 이 멋진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얼마전 아무런 정보없이 연극을 보러갔다가 난해한 작품에 질린 이후로, 재밌는 작품만 골라보는 탓에, 혹시 이번에도 ‘뽑기 운’이 나쁜 건 아닌지 지레겁먹은 탓이었다. 그러나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원작이 좋다는 말에 보게 되었고, 이내 감동하게 되었다. 의 내용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러나 거기에 담겨 있는 이야기가 만만치 않다. 마치 유명한 맛집이라고 찾아가보니, 달랑 김치 하나에 된장찌개 하나만 내놓았는데, 먹어보니 천하 제일의 맛이랄까? 우리가 흔히 먹지 않는 음식으로 소문나긴 쉽다. 그러..

막장이 아닌 걸작 멜로? ‘연애희곡’

지난 4일 나 주작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을 감상했다. 처음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가급적 ‘연인끼리 보다는 동성끼리 보라’는 제작사의 권유 때문이었다. 살짝 고민하다가 결국 연극을 좋아하시는 여친 사마와 가기로 마음 먹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충무아트홀에 처음 가봤다. 단순히 연극이나 뮤지컬을 상영하는 공간인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공작하는 공간을 비롯해 전시회 등이 열리고 있어서 조금 놀라웠다. 시간이 돼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스크루볼 코메디’라는 신조어에 공감하고 말았다. 전작 에서도 느낀 거지만 애해제 연출가는 이렇게 빠르게 말을 주고 받으면서 진행하는 작품을 선호하는 것 같았다. 배우들이 어떻게 저렇게 빨리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감정과 동선을 처리해내는지 ..

오구 - 한국판, 죽음에 대한 시크한 고찰!

얼마전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인 티몬(www.ticketmonster.co.kr)에서 ‘오구’ 티켓 51% 할인 판매가 있어서 앞뒤생각없이 구매해서 보게 되었다. 를 보러 가기전까진 ‘오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냅다 구입했다. 연극과 공연을 너무나 좋아하는 여친 때문이기도 했고, 주연인 강부자와 오달수 씨가 너무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6일 마침내 호암아트홀에 가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오달수 씨는 극중 아내와 딸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 시간이 되기 전까지 관객에게 이야기를 걸면서 친근한 모습과 태도를 보여줬다. 그의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질 정도였다. 가 시작되고 별일 없는 시골 풍경에 예전 기억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댁에 가서 지낸 적이 있었다. 지금은 서울에 살기 때문에..

배꼽 빠지게 웃은 연극 ‘ 너와 함께라면’

어제 연극 을 관람했다. 지난 23일 시작된 연극은 70세 노신사와 29살 처녀의 로맨스를 담고 있는 코미디극이다! 미타니 코우키의 일본 원작을 이해제가 국내 연출해 현재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공연중인 작품은 무려 2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놀라운 것은 그 두 시간동안 단 한순간도 지겨울 틈이 없다는 사실이다! 은 코이소 가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장녀 아유미에겐 남자친구 ‘케니’가 있는데, 그는 어느날 갑자기 집에 방문한다. 문제는 부모가 알고 있던 청년 사업가는, 사실 사업가는 맞는데 ‘청년’은 아니었다는 사실. 아버지 쿠니타로는 큰 충격을 받지만, 아내 요리에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음 염려해서 두 딸과 더불어 케니의 정체를 숨기는데 일조를 하고 만다. 그런데 여기에 갑자기 켄야의 아들 겐야까지..

문근영은 왜 ‘클로져’로 성인연기에 도전하는 걸까?

에 ‘악역 아닌 악역’으로 출연해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문근영이 쉴새도 없이, 연극 무대로 직행했다. 작품은 놀랍게도 이다. 도시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에서, 문근영이 맡은 배역은 스트립댄서로 일하는 앨리스이다! 만 23세의 문근영은 나이를 따져도 벌써 ‘국민 여동생’ 소리를 들을 때가 지났지만, 나이를 넘어서는 동안과 작은 체구 때문에 선입견을 깨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귀여운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2006년 에 출연하기도 했고, 2008년엔 에서 신윤복 역할을 통해 중성적인 이미지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핸 에 송은조 역을 통해 악녀에 도전하기도 했다. 문근영은 언뜻 생각해보면 ‘축복 받은 배우’ 인 것 같다. 2000년 에 출..

인물열전 2010.07.21

송일국의 친일관련 발언, 비난받을 이유 없다!

어제 우연히 뉴스를 통해 송일국이 란 연극에 출연한 것을 알게 되었다. 는 안중근 의사와 그의 아들 안중생의 삶을 그린 것이다. 송일국은 1인 2역으로 안중근과 안중생을 모두 연기하게 된다. 송일국의 문제가 된 발언은 ‘친일’ 관련 부분인데, ‘안중근과 안중생중 본인은 어느 쪽에 가깝나?’란 질문에 대해, 그는 ‘당연한 안중생이죠. 극중 대사에서 안중생을 친일파 배신자 변절자라고 부르는데, 전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저 역시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그랬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안중근 의사가 더 위대하고 추앙받는 것이라 본다’는 발언을 했다. 말 자체만 놓고 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우선 오늘날까지 국내에선 ‘친일’에 대해선 확실한 정의가 내려지지 못했다. 친일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보면 ‘일..

TV를 말하다 2010.06.10

쟈쟈바냐 - 100년을 넘어선 문학의 힘!

올해는 안톤 체홉이 탄생한지 150주년이 되는 해란다! 그리하여 대학로에선 그의 작품들이 무대에 차례차례 올려지고 있다. 내가 본 는 그의 작품 중 올해 게릴라 극장에 세 번째로 올려지는 작품이다. 무려 2시간 30분에 걸쳐 펼쳐지는 연극은 한 교수 부부가 시골에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연극을 관람할 당시에는 도대체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해설을 듣고 나서야, 무엇을 말하고 싶었고, 왜 1세기가 넘은 작가의 작품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올려질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쟈쟈는 러시아어로 삼촌 혹은 아저씨를 뜻한다고 한다. 바냐는 소냐의 삼촌이자, 세랴브랴코프 교수(이하 교수)와는 동서지간이다. 그러나 자신의 동생은 소냐만 낳고 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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