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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62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밝고 유쾌하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당신이 이 책을 뽑아들고 10분내에 빠져든다는데 10만원을 걸겠다. 내가 읽은 책이 23쇄인데, 책을 읽고나니 왜 이렇게 많이 찍혔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속의 화자는 이제 겨우 열한 살 소녀는 조지나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그녀에겐 믿기지 않는 사건이 벌어진다. 아빠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 남기고 간 것은 거대한 유산이나 통장이 아니라 겨우 25센트 동전 꾸러미 세 개와 1달러짜리 마요네즈 한통 뿐. 결국 엄마와 조지나 남동생은 자동차에서 사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가장 친한 친구인 루앤에게 들킬까봐 두려워 이야기조차 못하는 조지나. 여기까지 묘사해놓고 보면 이 책의 분위기는 한결같이 어두울 것 같다. 그런데 웬걸? 이책의 분위기는 밝고 경쾌하다..

브이 포 벤데타 -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브이 포 벤데타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ALAN MOORE (시공사, 2008년) 상세보기 앤런 무어의 는 한 테러리스트의 이야기다. 그는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항상 세익스피어 희극의 대사를 읊조린다. 허나 칼을 휘두르고 폭발물을 터트리고 사회혼란을 획책한다. 정권에선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인물이다. 이 책은 3차대전이후 파시즘으로 물든 영국의 가상 미래를 담고 있다. 앨런 무어의 이 그렇듯 말풍선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대사와 그 글자보다 더 숨막힐 듯 채워지는 의미부여는 '만화책 아닌 만화책'으로 다가온다. 지난 10년간 우린 자유를 누리면서 다신 예전의 독재가 불가능하리라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지금의 대통령이 집권을 한지 불과 1년만에 10년 아니 20여년전 상황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

유럽판 '마더', <언노운 우먼>

때론 진실이 너무 참혹해서 눈을 감고 싶을 때가 있다. 영화보다 더욱 영화같은 진실. 믿고 싶지 않지만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일이라 끔찍함이 더 하는 사건들. 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은 그의 절친인 엔리오 모니코네와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늙은 영사기사와 꼬마 토토의 우정을 그린 을 떠올리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너무나 다른 방식에 놀라고 만다. 영화 첫 장면에선 속옷만 입고 가면을 입은 여자들이 누군가에 의해 골라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벽틈으로 난 구멍으로 한 여자를 고른 누군가는 이내 속옷마저도 벗은 다음 몇 번 돌기를 명령하고 여성은 충실히 따른다. 이윽고 화면이 갑자기 바뀌고 왠 여성이 어느 집을 찾아 부산거리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보석상 아다처 가에 들어가기 위해 ..

웃음과 감동이 있는 블록버스터 코미디 '해피 플라이트'

해피 플라이트 감독 야구치 시노부 (2008 / 일본) 출연 타나베 세이이치, 토키토 사부로, 아야세 하루카, 테라지마 시노부 상세보기 오는 7월 16일에 개봉예정인 는 우리에게 와 로 익숙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최신작이다. 영화의 시놉은 간단하다. 기장 승격 시험중인 부기장 스즈키는 하필이면 같이 비행하기로 한 기장이 감기로 쉬면서 깐깐하기로 소문난 하라다 기장과 함께 호놀룰루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국내선에서 이제 막 국제선으로 옮긴 초보 승무원 에츠코는 실수를 연발한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기체에 문제가 발생해 긴급 회항을 결정하게 된다. 전단지에 보면 ‘리얼 비행 버라이어티 코미디’라고 적혀 있는데, 그 말이 한글자도 틀림이 없다. 2년이 넘는 취재기간과 100명이 넘는 항공 관계자들과 ..

기대하면 실망하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스포일러 포함)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이미지출처: 다음 영화 - 상기 이미지는 인용목적으로 사용했으며, 해당 이미지의 저작권은 파라마운트사와 드림웍스사에 있습니다. 전작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은 아예 옵티머스 프라임을 초반에 죽는 초강수를 두고, 회심의 반격을 위해 모든 것을 아껴둔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은 지루하기도 하지만, 아슬아슬한 추격장면과 로봇들의 몸개그는 관객의 지루함을 덜어낸다. 특히 마지막 절정에 이르면 작렬하는 폭탄만큼 메간 폭스의 섹시한 매력과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결이 최고조에 이른다. 그것만으로 표값은 충분히 한다! 제작 영화사 로고가 뜨는 순간부터 로봇 특유의 굉음이 영화관을 온통 에워싼다. 아드레날린의 분비는 최고조를 향하고 관객은 숨을 죽인 채 오토봇의 활..

거북이 달린다 - 당신은 웃기는가? 나는 눈물이 난다.

역시 김윤석! 에 이어 김윤석은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아니 200%를 채워준다. 그의 디테일한 연기는 시골형사 조필성이 살아있는 인물로 만들어낸다. 예고편을 보고 별 볼일 없는 시골형사가 탈주범을 잡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해프닝쯤으로 생각했다. 예고편은 코믹적인 요소를 엄청나게 강조했기에 딱 오해하기 좋았다. 그러나 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이건 블랙 코미디다. 김윤석이 연기하는 조필성 형사는 별 볼일 없는 촌구석 충청남도 예산의 형사다. 그는 적당히 세속에 물든 사람으로 마을 유지들에게 뒷돈을 받고 다른 불법영업장을 덮치는 짓도 하지만, 근본적으론 마누라에게 당당하고 자식들에게 하염없이 베풀고 싶은 가장이다. 그러나 박봉의 월급에 시달리는 그로서는 허구한 날 만화방 가게에서 양말을 펴..

'해운대'와 '차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들인 한국형 재난영화 . 거대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친다는 설정을 기초해 제작되었다. 대형 재난을 맞이한 인간들이 어떤 드라마를 연출하고, 거대 쓰나미를 어떻게 생동감있게 그려낼지가 '관건'인 작품이다. 그러나 이런 재난 영화는 태생적으로 '볼거리'에 치중되어 드라마가 약화되기 쉽다. 따라서 관객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부산을 뒤덮는 거대 해일의 위용을 그려낼지 어려운 숙제를 지니고 있다. 여러 가지로 난제를 가진 는 성공한다면 한국 영화에 새로운 획을 긋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패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영화계에 거대한 악재가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매년 그렇듯 올 여름에도 블록 버스터가 극장가를 강타할 예정이다. 6월 24일 변신 로봇물인 가..

피자헛 더블치킨 피자 시식기

한눈에 보기에도 풍성한 닭가슴살과 파인애플의 묘한 조화가 눈에 띈다.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며 한국인의 입맛에 따악 맞게 달콤하고 매콤하다. 얼마전 레뷰에서 리뷰어를 모집한 ‘더블 치킨 피자 블로그 리뷰’에 응모해 운좋게 무료시식권을 받았다. 그리고 어제 여자친구와 시식하러 종로에 피자헛을 찾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많은 이들이 식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어서 2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잠시의 기다림 후, 우리는 피자헛에서 지난 5월 25일 출시했다는 ‘더블 치킨 피자’를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놀랐다. 개인적으로 피자헛의 피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동안 오질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느끼함’이다. 최근 압구정을 비롯한 젊음의 거리에선 이태리식으로 피자를 굽는 곳이 많다. 잘 알겠지..

리뷰/낙서장 2009.06.18

위저드 베이커리 - 악마의 시나몬 쿠키

위저드 베이커리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구병모 (창비, 2009년) 상세보기 마음에 안드는 상대에게 먹이면 2시간 동안 내내 실수만 하게 만드는 악마의 시나몬 쿠키,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생겼을때 먹이면 100% 확실한 노 땡큐 사브레 쇼꼴라, 시험이나 출장처럼 중요한 일을 앞둔 시점에서 도와주는 마인드 커스터드 푸딩... 실제로 있다면 한번쯤 사용해보고 싶은 음식들. 는 판타지와 동화 그리고 호러가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어린시절 엄마에게 이끌려 청량리역에 버려진 경험이 있는 열여섯 살의 주인공은 그 이후 말을 잘 하지 못하게 되었다. 엄마의 자살 이후, 아버지가 재혼한 새어머니와 딸은 그에게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다. 주인공을 못마땅하게 여긴 새어머니는 여러 가지 자잘한 핑계를 들어 그를 못살게 ..

홍대 근처에서 마주친 펩시콜라 넥스 홍보행사

지난주 토요일에 홍대에 갔다가 신선한(?) 경험을 했다. 갑자기 길 한복판에 밴 한 대가 서더니 음악이 들렸다. 길가던 사람들은 “뭔가?”하고 우루루 몰려들었고, 나 역시 그 무리에 합류했다. 곧 ‘펩시 넥스’란 소리가 들리면서 모델(?)들이 한명씩 등장하면서 각자 포즈를 취했다. 남자 세명과 여자 세명으로 구성된 일행은 모두 등장하자, 이내 들고 있던 가방에서 캔콜라를 꺼내 행인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꽤 준수한 미모를 지닌 이들이 나눠줘서 금새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한 5분정도 지났을까? 깜짝쇼를 보지 못한 행인에겐 그들은 그저 호객행위를 하는 알바(?)처지와 다를 바 없었다. 좀전까진 패션쇼의 모델들처럼 당당했던 그들은, 이제 별로 관심없는 행인들에게 홍보물을 그저 애걸하듯 나눠주는 처지로 전..

리뷰/낙서장 20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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