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리뷰 562

된장찌개의 맛, '마누래꽃동산'

지난 12일 오후 3시, 신사역 근처에 위치한 강남동양아트홀에선 이 공연되었다. 나 주작은 꽤 편안한 객석에 앉아 이 멋진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얼마전 아무런 정보없이 연극을 보러갔다가 난해한 작품에 질린 이후로, 재밌는 작품만 골라보는 탓에, 혹시 이번에도 ‘뽑기 운’이 나쁜 건 아닌지 지레겁먹은 탓이었다. 그러나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원작이 좋다는 말에 보게 되었고, 이내 감동하게 되었다. 의 내용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러나 거기에 담겨 있는 이야기가 만만치 않다. 마치 유명한 맛집이라고 찾아가보니, 달랑 김치 하나에 된장찌개 하나만 내놓았는데, 먹어보니 천하 제일의 맛이랄까? 우리가 흔히 먹지 않는 음식으로 소문나긴 쉽다. 그러..

막장이 아닌 걸작 멜로? ‘연애희곡’

지난 4일 나 주작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을 감상했다. 처음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가급적 ‘연인끼리 보다는 동성끼리 보라’는 제작사의 권유 때문이었다. 살짝 고민하다가 결국 연극을 좋아하시는 여친 사마와 가기로 마음 먹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충무아트홀에 처음 가봤다. 단순히 연극이나 뮤지컬을 상영하는 공간인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공작하는 공간을 비롯해 전시회 등이 열리고 있어서 조금 놀라웠다. 시간이 돼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스크루볼 코메디’라는 신조어에 공감하고 말았다. 전작 에서도 느낀 거지만 애해제 연출가는 이렇게 빠르게 말을 주고 받으면서 진행하는 작품을 선호하는 것 같았다. 배우들이 어떻게 저렇게 빨리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감정과 동선을 처리해내는지 ..

아르헨티나와 인도 음악의 정수를 느끼다!

지난 8월 28일 오후 2시 나 주작은 광주 빛고을 시민회관에 앉아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광주뮤직페스티벌을 취재하는 기자자격으로 공연을 감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들은 첫 번째 공연은 마리아나 바라흐의 공연이었다. 우리말로 발음하기 힘든 그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생으로, 아버지가 색소폰 연주자인 탓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접하고 살았단다. 아버지의 영향탓에 그녀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특별한 구분없이 폭넓게 접할 수 있었단다. 그러나 정작 그녀를 음악에 끌어들인 것은 ‘다른 계기’였다. 어느 수업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녀는 레슨을 받던 도중 큰 전율과 감동을 느꼈고, 그 이후로 음악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세상 그리고 음악의 뿌리를 알고 싶다는 열망으로 타지를 찾아가고 양치기들의..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의 공연을 직접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지난 8월 29일 광주에 위치한 빛고을 시민회관에서 공연을 가졌다. 나윤선은 울프 바케니우스와 함께 듀엣으로 공연했는데, 그는 현존하는 기타리스트 가운데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가진 대표 연주자 가운데 한명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을 보면서 놀란 것은 특별한 노랫말 없이 이루어지는 보컬곡이었다. 제목은 기억 나지 않지만 원래 악기 연주를 위해 만들어진 곡을 울프의 강권에 못 이겨(?) 공연하기 위해 연습했다는 나윤선은 ‘스베움다리’ 같은 악기음을 흉내낸 소리로 노래를 대신했다. 또한 나윤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부분을 울림통으로 사용했고, ‘과연 저런 게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즈의 기교와 풍부한 성량과 레퍼토리를 들..

강대국의 비밀 - 로마의 비밀은 병사들?

‘강대국의 비밀’은 부제 -로마 제국은 병사들이 만들었다 -에서 드러나지만, 철저히 전쟁과 병사들에 시각에서 해부한 책이다. 지은이 배은숙 씨는 일반 대중이 읽기에 편하게끔 하기 위해 애썼다. 평범한 로마 병사가 입대해서 제대하기 까지의 과정을 통해, 1천년간 세계를 지배한 로마의 병사들의 고달픈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복무기간은 무려 25년에 달하고, 봉급은 쥐꼬리만큼 이며, 그마저도 자신의 식대와 방패-창-칼 등의 비용으로 모두 나가버리는 그들의 삶은 읽는 내내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런 로마병사들이 갈리아-카르타고-그리스 등의 주변 강국들을 이겨나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로마는 엄정한 군기를 세우고 지독하게 훈련을 시켜 강병을 만들어냈다. 봉급은 적은 대신, 승전하거나 전투에서 공을..

한니발을 물리친 스키피오를 재조명하다!

명장 한니발을 물리치고 로마를 세계제일의 제국으로 우뚝 세운 사람. 군사전략가들이 위대한 명장을 꼽을 때 다섯손가락에 꼭 드는 사나이 바로 우리에게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로 유명한 스키피오 장군을 지칭하는 말들이다. -참고로 스키피오의 본명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다- 허나 스키피오는 안타깝게도 한니발의 명성에 밀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늘날 우리는 천년제국 로마를 거의 멸망직전으로 몰아넣은 한니발만을 기억한다. 그가 갖은 어려움과 고난을 이겨내고 알프스산맥을 넘어 로마로 진격한 이야기는 그의 조국 카르타고는 몰라도 한니발의 업적에 대해선 누구나 다 알만큼 유명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가 자마회전에서 스키피오와의 한 한차례 격돌로 무너진 것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덜 알려져 있다. 역사의 ..

엔틱 가구 전문점 파티나를 찾아가다!

엔틱(antique)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고가구? 부자들의 집에 장식되어 있는 소품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엔틱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는 물품이었다. 파티나의 사장인 이영수 씨에게 엔틱이란 ‘값비싼 물건’이나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애초에 아니었다. 그녀는 엔틱 전문점인 파티나를 운영하는 지금까지 자신이 ‘엔틱 전문점’을 하게 될 것이란 전혀 생각질 못했다. 그녀가 엔틱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벌써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축과 인테리어를 전공한 그녀는 서양미술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엔틱’을 접하게 되었다. “영국 소더비에서 엔틱을 전공하신 강사가 있었는데, 우연히 신세계 백화점에서 강좌를 들으면서 매력에 빠져들게 된거죠.” 이영수씨는 엔틱의 매력으로 우선 ‘세월을 ..

리뷰 2010.08.16

트위터의 자유도 없는 김연아

-그림 출처: PicApp 며칠전 김연아의 비밀트위터가 공개되고, 당연한 결과지만 그녀의 모든 타임라인과 팔로워들의 기록이 삭제되었다. 김연아는 현재 ‘Yunaaaa'라는 공식트위터가 있긴 하지만 거의 운영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연아의 이번 트위터 관련 사건은 무엇을 의미할까? 김연아는 다른 유명인과는 매우 다른 위상을 지닌 인물이다. 그녀는 피겨계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태어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피겨역사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그녀는, 그러나 이제 겨우 20살을 갓 넘은 여성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김연아가 연예인이었다면 지금의 유명세나 인지도등은 오히려 플러스적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김연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녀가 국민적 기대를 안고 있는 스포츠 영웅이자..

리뷰/낙서장 2010.08.13

블랙 아이스 - 전편을 뛰어넘는 후속편!

지난 번 마이클 코넬리의 데뷔작 를 읽고 나서, 너무 인상이 강하게 남아 다음 편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쉽게도 를 내놓은 랜덤하우스 코리아에선 해리 보슈 시리즈 2편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도서관에서 1996년에 국내출간된 2편 를 찾아 보게 되었다. 해리 보슈 형사는 이번에도 의문의 변사체를 발견하게 된다. 마약전담 형사인 칼 무어였던 시체에선 ‘나는 내가 누구인지 발견했다’라는 쪽지만이 남아있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고 무어 형사를 경찰장으로 지내려 한다. 사건에 의문을 품은 보슈가 사건을 파헤치면서 놀라운 전모가 드러나게 된다. 는 작품에선 멕시코에서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마약의 이름이다. 또 다른 의미는 아스팔트 도로위에 얇게 얼음이 얼어 잘 보이진 않지만, 치명적인 ..

오구 - 한국판, 죽음에 대한 시크한 고찰!

얼마전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인 티몬(www.ticketmonster.co.kr)에서 ‘오구’ 티켓 51% 할인 판매가 있어서 앞뒤생각없이 구매해서 보게 되었다. 를 보러 가기전까진 ‘오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냅다 구입했다. 연극과 공연을 너무나 좋아하는 여친 때문이기도 했고, 주연인 강부자와 오달수 씨가 너무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6일 마침내 호암아트홀에 가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오달수 씨는 극중 아내와 딸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 시간이 되기 전까지 관객에게 이야기를 걸면서 친근한 모습과 태도를 보여줬다. 그의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질 정도였다. 가 시작되고 별일 없는 시골 풍경에 예전 기억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댁에 가서 지낸 적이 있었다. 지금은 서울에 살기 때문에..

반응형